4분기 '아이폰 파워'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왕좌를 뺏길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줄곧 앞서있던 삼성전자의 매출이 애플에 뒤졌다. 여기에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도 애플에 추월을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분기 전략 제품 '갤럭시S6'의 성공에 사업부 명운을 걸고 있다. 이와 함께 '갤럭시A' 시리즈를 필두로 한 보급형 라인업 강화로 점유율 방어에도 나선다.
29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4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52조7천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전년보다 30% 증가한 746억달러에 매출을 올렸다. 이는 시장전망치인 635억달러를 대폭 상회하는 수치로 한화로 환산하면 81조원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면에서는 IT 업계 최고의 이익률을 자랑하는 애플에 뒤졌어도 스마트폰 외에도 생활가전과 부품 등 애플에 비해 다양한 사업분야를 가지고 있는 만큼 매출액 면에서는 최근 줄곧 앞서왔다. 하지만 지난 분기 매출액에서도 큰 차이로 애플에 추월을 허용하게 됐다.
지난해 2분기까지만해도 점차 격차를 줄여가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크게 벌어진데 이어, 4분기에는 더 많은 차이가 발생했다. 애플은 지난 분기 242억4천600만달러(약 26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5조2천900억원과 20조 이상의 차이가 난다.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부문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이 1조9천6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소폭 실적이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매분기 2조원 이상씩 벌어진 급락세가 멈췄다는데 의미가 있다. 4분기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 전략제품 '갤럭시노트4' 출시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애플과 중국 업체들의 거센 공세에 맞서 뚜렷한 필승전략을 찾지는 못한 상태다.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도 3년 만에 애플에 추월을 허용하게 됐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은 나란히 7천4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19.6%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시장에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뒤 줄곧 지켜왔던 왕좌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보다 무려 46%가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8천600만대(SA 추정) 대비 1천만대가 넘게 줄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총 9천500만대로 이 중 스마트폰 비중은 70% 후반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대 수준인 79%로 계산하더라도 스마트폰 판매량은 7천505만대로 애플과 50만대 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판매량이 애플에 뒤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올해 1분기는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계절적 비수기로 스마트폰 수요가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제품 아이폰6 효과가 이번 분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는 3월 스페인에서 공개를 앞두고 있는 전략 신제품 '갤럭시S6'가 전작 '갤럭시S5'의 부진을 씻고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에도 무선사업부의 명운이 달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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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특화 기능을 갖춘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프리미엄 신제품을 준비 중이라며 갤럭시S6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은 상태다. 여기에 1분기 중으로 중국 시장에 첫 출시된 보급형 '갤럭시A5'와 '갤럭시A3'의 글로벌 도입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의 선순환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매년 하반기 출시되는 갤럭시노트 역시 전략 라인업으로 분류되지만 대화면에 스타일러스 펜 기능이라는 특징 때문에 수요층에는 한계가 있어 갤럭시S 시리즈의 상징성에는 미치지 못한다면서 특히 전작 갤럭시S5가 부진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갤럭시S6를 통해 반등에 성공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