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내년 9월 이후 크롬 브라우저에서 실버라이트 같은 플러그인 사용 기능을 완전히 걷어낸다.
구글은 지난 24일 공식 크로미엄 블로그에 'NPAPI에 대한 최종 카운트다운'이라는 글을 게재해 이같이 예고했다.
NPAPI는 '넷스케이프 플러그인 API'의 약자다. 사파리, 오페라, 크롬, 파이어폭스 등 주요 PC용 브라우저에서 플러그인 프로그램 기능을 설치,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인터넷익스플로러(IE)의 '액티브X'같은 역할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버라이트나 어도비 플래시, 오라클(썬)의 자바 같은 프로그램이 IE가 아닌 타사 브라우저에서 실행될 때 NPAPI 기술을 사용했다. 구글 크롬도 등장 초기부터 NPAPI 기술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NPAPI는 최신 브라우저 사용자 환경에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다.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다양한 단말기 지원 문제가 떠오르면서 웹표준의 중요성이 대두됐고 NPAPI와 액티브X같은 플러그인 기술은 퇴출 대상으로 전락했다.
이에 구글도 지난해 9월 NPAPI 지원 중단에 대한 계획을 제시하고 단계적으로 크롬의 NPAPI 실행 기능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우선 구글은 지난해 11월 개발자용 지원 중단 가이드를 내놓고, 지난 4월 리눅스용 크롬35 버전에서 NPAPI 지원 기능을 뺐다. 지난 7월 윈도용 크롬37 버전에서 NPAPI 자동실행 차단 기능을 우회하기 어렵게 바꿨다. 지난 9월부터 크롬 웹스토어에 NPAPI를 사용하는 웹앱과 확장기능을 신규 등록할 수 없게 만들었다.
현재 크롬 브라우저에선 실버라이트, 유니티, 구글어스, 자바, 구글톡 등 일부 '화이트리스트'를 제외하고 사용자가 승인한 NPAPI 플러그인을 실행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실행이 막혀 있지만 기능 자체는 열려 있다는 뜻이다.
내년 1월부터 구글은 화이트리스트를 없앤다. 사용자가 접하는 모든 NPAPI 플러그인이 기본적으로 차단돼, 일일이 사용자가 승인해야만 실행된다는 얘기다. 어쨌든 이 때도 NPAPI 기능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
내년 4월부터 구글은 NPAPI에 대한 지원을 공식 중단하고 크롬웹스토어에서 NPAPI를 쓰는 확장기능을 받지도 않을 예정이다. 대신 NPAPI 실행을 요하는 기업과 일부 개인의 특수 환경을 위해 강제실행(override) 수단을 제공한다.
내년 9월부터 마침내 구글은 NPAPI 지원을 완전히 중단한다. 크롬 브라우저에서 아예 NPAPI 실행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NPAPI 강제실행 수단이 사라지고, 앞서 설치돼 있던 NPAPI기반 확장기능도 돌아가지 않게 된다.
이런 일련의 구글의 NPAPI 퇴출 계획은 당초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었다. 올해 말까지 모든 크롬 브라우저에서 NPAPI를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바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글은 NPAPI 사용 시한을 내년 9월로 늦춘 모양새다.
미국 씨넷은 지난 25일 이번에 구글이 새로 제시한 NPAPI 지원 중단 일정을 전하며 구글이 실버라이트같은 인기 플러그인에 의존해 온 사람들에게 (적응할 수 있도록) 크롬 브라우저에서 그 기능 지원 시한을 몇달 연장하는 유예를 뒀다고 표현했다.
실버라이트보다 훨씬 널리 쓰이는 어도비 플래시는 어떨까? 별 탈 없이 돌아갈 예정이다. 과거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플러그인은 NPAPI 기반으로 제공돼 왔다. 그러다 구글은 NPAPI를 대체할 수 있는 '페퍼API(PPAPI)'를 선보였다. 크롬 브라우저에는 어도비 플래시가 내장돼 있는데 NPAPI 대신 PPAPI 기술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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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라도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에서 NPAPI 플러그인 지원 기능을 제한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일각에선 NPAPI 대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개발 프로젝트도 일부 진행되고 있다. 모질라재단이 브라우저에서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를 쓰지 않고 플래시 콘텐츠를 자바스크립트, HTML5 기반으로 볼 수 있게 해줄 기술로 1년전쯤 소개한 '셤웨이(shumway)'가 그런 사례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