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파산, 무역보험공사 최대 손실 예상"

전순옥 의원 "무보, 기금안정성 악화 우려"

일반입력 :2014/10/24 11:33    수정: 2014/10/24 11:43

김다정 기자

중견 가전 제조업체인 모뉴엘 파산이 무역보험공사 보험사고 중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손실로 기록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이 24일 무역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모뉴엘 보험사고 관련 보고'자료에 따르면 무역보험공사의 보증금액은 총 3천255억원으로 대부분이 무역보험공사의 손실로 처리될 예정이어서 기금안정성이 심각하게 악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의 막대한 출연금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당시 회사의 총 은행권 여신은 6천1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무역보험공사의 수출채권 매각 관련 유효계약액은 2억9천910만달러(약 3천172억원)다.

이와 별도로 선적 전 수출신용보증 한도 1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따라서 무역보험공사의 최대 손실액은 3천256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역보험공사 보험사고 중 최대 거액보험금 지급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는 금액이다.

무역보험공사는 막대한 지급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지난 2013년 결산(회계감사)시 무역보험공사는 사고통지 금액의 40.2%, 보상청구 금액의 64.9%를 지급준비금으로 적립했다.

모뉴엘 파산 관련 지급준비금을 40%~100% 적립한다고 가정할 경우, 기금배수는 최소 98배에서 최대 121배까지 상승하게 된다. 이는 주요 선진국 수출보험공사의 기금배수 10~40배의 3배 이상이다. 김영학 한국무역공사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적정 기금배수에 대해서 50배라고 증언했다. 적정 기금배수의 2배가 넘게 되는 것이다.이에 전순옥 의원은 “참여정부 5년 동안 무역보험공사는 1천200억원의 당기이익이 발생했지만, 2008년부터 2013년까지 2조원이 넘는 당기손실이 났다”면서,“1992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414억원에 불과하던 당기손실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6년 동안 연평균 3천388억원, 718%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또 “지난 6년 동안 정부 재정만 1조1천800억원이 투입되었지만, 기금배수는 참여정부 말기 27.4배에서 작년 86.6배로 폭증했다”고 했다.

이어 분식회계와 허위 수출실적에도 무역보험공사가 '묻지마 보증'으로 대규모 기금 손실 가능성을 언급하며, “인수심사와 리스크 평가 및 관리가 적정했는지 엄중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무역보험공사 기금건전성 악화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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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모뉴엘은 지난 2005년부터 무역보험공사의 단기수출보험(수출채권유동화)을 담보로 6개 금융기관에 수출채권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차입했다. 지난 2010년에는 매출 1천억원 클럽 가입과 함께 무역보험공사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모뉴엘은 수출채권 만기대금에 대한 결제를 이미 지난 8월부터 지연했고 박홍석 대표가 허위수출혐의로 수개월간 관세청 조사를 받고 있었다. 수출채권 중 농협과 기업은행에 대한 6천700만 달러의 만기가 도래했으나 결제하지 못하고 결국 지난 20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