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감철불응' 폭탄선언…민심의 향방은?

“늦었다” vs “환영한다” 반응 엇갈려

일반입력 :2014/10/14 09:12

수사기관의 감청 요구에 순응했던 다음카카오가 감청 요구에 불응하고 돌연 이용자들 편으로 돌아서자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갑자기 달라진 다음카카오의 공식 입장에 이미 늦었다는 반응이 많지만, 반대로 환영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석우 공동대표가 전면에 나서 그 동안의 카톡 검열 논란에 정식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이석우 대표는 본인의 안이한 인식과 미숙한 대처를 탓하며 수사기관의 감청 영장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법적 책임이 뒤따른다면 대표가 받겠다”면서 “다른 이가 대표직을 맡더라도 이 부분은 철저히 지켜나갈 테니 믿어 달라.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이석우 대표의 발언은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 내용이어서 업계와 여론의 주목을 끌었다.

과거 이 대표는 “공정한 법집행이 이뤄질 경우 협조를 해주고 있다. 어느 나라든 정당한 법집행에 따른 수사요청이 들어오면 협조하는 것이 맞다”는 정반대의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이처럼 다음카카오 측이 태도를 바꾸게 된 이유에는 카톡 이용자 이탈과 사용량 감소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악화되는 여론에 따라 각종 의혹이 일파만파 커졌고, 합병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여러가지 지표로 감지됐다.

나아가 수사기관과 대치하더라도 여론의 지지와, 동종업계가 공동 전선을 펼친다면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적다는 계산을 했을 가능성도 크다. 이용자의 신뢰가 무너진 서비스는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수사기관에 등을 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럼에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도 눈에 띄지만, 여전히 뒤늦은 조치라는 반응들이 많다.

아이디 ‘무*’ 누리꾼은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봤자 이젠 안 돌아온다”며 “정부도 믿지 않지만 카카오도 이젠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채운*’은 “이미 늦었다. 초기 대응을 잘했어야 했는데 너무 오만했고 건방졌다”면서 “지금의 카카오를 만들어준 건 소비자들이지 정부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반면 변화된 다음카카오 측의 편에 서는 의견도 적지 않다.

‘꼭두새*’은 “정당한 법 집행에 협조한 기업을 욕하지 말고, 잘못된 권력을 남용한 기관을 욕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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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은 “카톡 사용에 불안감을 느낀 사용자들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다만 카톡이 엄청난 위기의식을 느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늦었지만 환영한다. 자유를 위해 싸워 달라”, “한 번 잃은 신뢰는 되찾기 힘들다”, “딛고 일어서 달라. 이대로 좋은 기업하나 잃기 싫다” 등의 반응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