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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1)자바만 하는 자바 개발자의 미래는 없다?
2)韓개발자에게 폴리글랏이 와닿지 않는 이유
3)폴리글랏을 고민하는 개발자를 위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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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가 여러 개의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일년에 하나씩 새 언어를 학습하라
이런 얘기에 태클을 걸고 나설 개발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밤새는 날이 부지기수인 한국 프로그래머들에게 이런 조언은 거룩한 얘기로도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아직은 크다는 얘기다.
간극을 어디서부터 좁혀야 할까?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폴리글랏 프로그래밍이 싹트기 어려운 국내 개발 현실을 다양한 IT업계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
일단 한국IT시장의 현실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한국IT 업계는 자바 쏠림 현상이 심각했다. 자바 한 가지 언어만 알아도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을 가리켜 ‘자바 공화국’, ’자바 천국’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한국MS의 김영욱 에반젤리스트는 공공SI 프로젝트에서 자바를 선호하는 현상이 자바 개발자에 대한 수요를 기형적으로 늘렸다고 지적했다. 자연스럽게 전공자들이 취업을 고려해 자바를 주 언어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SI프로젝트 중심의 IT생태계가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 선택하는 환경을 제한 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나의 언어만 익히게 되는 상황은 토목건설 취향의 시스템통합(SI) 풍토와 연관된다. 건설업계의 도플갱어인 한국의 IT시장은 SI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흐른다. 다단계 하도급을 거치면서, 본래의 목적을 잃고 프로젝트 단가 줄이기로 수렴된다.
단가를 줄이려면 작업을 최대한 잘게 쪼개, 그에 맞는 지식만 가진 개발자만 빨리 구해 구현해야 한다. 높은 숙련도와 다양안 언어에 대한 해박한 지식, 풍부한 경험을 가진 고급 개발자는 단가를 높일 뿐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새 언어를 배운다는 게 큰 동기부여를 얻기 어려운 것이다.
기업들이 개발자 채용 시 이전 회사에서 어떤 언어를 사용했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상황도 무시할수 없다. 아무리 개인 개발자들이 다른 언어를 공부하고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주력 언어에 락인(lock-in)되는 현상이 한국에서는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최근 열린 MS 테크데이즈에서 만난 한 개발자는 이전 회사에서 C#을 사용했는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회사로 이직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며 다음 번 회사도 C#을 주로 사용하는 곳으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각 기업들의 개발자 모집공고에는 '자바 개발자', 'C# 경력자' 등 모집 요건에 특정 언어를 명시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은 한 개발자가 다양한 언어를 필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서 일하고 있는 임백준 씨는 미국에서 개발자 채용 시 자바, C#, 스칼라, 파이썬, C++ 정도를 병렬로 표기하고 이중 최소 하나 정도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어떤 언어든 이 중에서 하나만 사용할 수 있다면 상관 없고 실제 환경에서도 여러 가지 언어가 혼합돼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재교육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다는 점도 폴리글랏 프로그래밍 시대에 한국 개발자들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중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개발자 개인의 열정과 관심, 의지도 중요하지만 야근과 주말 출근이 빈번한 국내IT 현실에선 단지 개발자의 열정만 독려하기엔 무리가 있다.
임백준 씨는 “폴리글랏 프로그래밍이 직장, 직업, 생존을 베이스로 얘기할 수 없는 주제”라며 미국 개발자들은 기본적으로 직장 생활에 여유가 있는 반면, 한국 개발자들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고자 하는) 마음의 여유가 생길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시터스에서 기술이사로 일하고 이규영 개발자는 개발자들에게 매출과 관계 없는 연구과제를 할 수 있게 해주거나 새로운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는 소위 잘나가는 IT업체들은 전체에 1% 도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규영 개발자는 과거 내비게이션은 C언어로만 개발하면 됐지만 지금은 안드로이드 기반도 있기 때문에 자바를 기반으로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대한 이해까지 필요하게 됐다며 “30대 때 한가지 언어만 했다면 40대에 가서 분명 설 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 전에 재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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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특히 건설업에서 산업 구조를 빌려온 SI시장은 개발자의 근무 시간이 곧 용역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건설 산업에 안전보장이라는 개념이 있는 것처럼 IT산업에도 개발자들이 번아웃되지 않게 정신적인 안전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만나본 IT전문가들도 플랫폼이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을 주목하면 더 이상 젊었을 때 배운 한가지 언어로 평생을 살기 어려워졌다는 점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폴리글랏 프로그래밍을 대하는 한국의 상황도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