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구글도 동양상 압축 기술인 코덱 분야에선 생각보다 헤매는 것 같다. 무료로 제공되는 오픈소스 코덱을 앞세워 4년 가까이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아직도 유료 코덱인 H.264의 확실한 대항마로는 올라서지 못한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각) 씨넷 기사를 보면 동영상 코덱 분야에서 구글을 둘러싼 검증의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뉘앙스가 진하게 풍긴다.
구글이 2010년 온투(On2)테크놀로지를 1억2천300만달러에 인수하고 VP8 코덱 기술을 오픈소스로 풀었을때만 해도 유료에 특허까지 걸린 H.264 기술을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졌다.
구글도 장밋빛 전망에 걸맞는 액션을 보였다 2013년에는 VP9 버전도 공개했다. 내년에는 VP10 버전도 공개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그러나 현재까지 결과만 놓고보면 구글판 코덱 생태계의 위상은 기대이하에 가깝다.
세계 각국 비디오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지난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IBC컨퍼런스에선 VP9보단 상대적으로 H.264 후속 버전인 HEVC에 관심이 대거 몰렸다.
씨넷도 방송 관련 업체인 알레그로DTV, 애리스그룹 등이 주로 HEVC에 흥미를 보였다고 전했다. 프로스트&설리번의 댄 레이번 수석 애널리스트는 모두가 HEVC에 대해 얘기한다.이쪽 산업은 이미 HEVC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AOL, 디스커버리, MTV, ESPN, 레드불을 포함해 2천개 이상의 고객을 상대로 동영상을 다양한 기기에 보낼 수 있도록 바꿔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코딩닷컴도 VP9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고객들의 수요가 대단히 적다는 이유에서다. 인코딩닷컴은 VP9은 HEVC에 비해 성숙되지 않고 압축률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돌아가는 상황을 놓고보면 기술적인 경험에다 든든한 자본까지 갖췄음에도 구글은 동영상 코덱 분야에선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고 구글 동영상 코덱의 미래가 어둡다고 단정짓기는 무리가 있다. 구글은 장기전이 펼칠 체력이 충분한 거대 기업이다. 전체 영상 산업은 아니더라도 웹에서 만큼은 VP 기술을 대세로 만드는데 대단히 적극적이다.
차세대 기술인 VP10 버전 개발도 이미 시작했다. 씨넷에 따르면 구글은 코덱 새버전을 1년반에 한번씩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코덱 개발을 웹의 발전 속도에 맞추겠다는 얘기다.
구글은 H.264와 비교해 VP8과 VP9이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강조한다. 유튜브가 지난해 12월 VP9을 쓰기로 했다는 것을 사례로 내걸었다. 구글은 VP9은 H.264에 비해 15% 빠르고 기존 네트워크 용량을 보다 효과적으로 쓸 수 있게 해준다고 치켜세웠다.
VP9은 현재 크롬, 파이어폭스, 오페라 브라우저를 지원한다. 안드로이드용으로는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안드로이드 4.4 킷캣의 경우 넥서스5에서는 1080p 영상을, 넥서스4에선 720p 영상을 디코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글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동영상 소비에 있어 핵심 영역이라고 보고 배터리 효율적인 디코딩 기술을 프로세서에 구현하는데도 적극적이다. 디코딩은 코덱이 압축한 동영상를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
칩셋 제조 업체들에게 VP9 기술을 제공하는 것도 구글의 우선순위 중 하나다. 이를 위해 구글은 하드웨어 회사들이 무료로 쓸 수 있는 디자인도 제공한다. 그러나 구글의 구애가 거물급 하드웨어 업체들에게 먹혀들지는 미지수. 퀄컴과 엔비디아의 경우 VP8은 지원하지만 VP9 지원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미디어텍이 VP9을 지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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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도 구글이 강조하는 포인트. 모바일 기기인지 PC인지, 아니면 속도가 빠른 네트워크인지 느린 네트워크인지에 따라 손을 봐야 하는, 이른바 과정 없이 코덱을 쉽게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VP9에서 VP10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행보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러나 씨넷 기사를 보면 VP10를 내놓는다고 해서 구글이 분위기를 확 바꿀수 있을지 미지수다. 씨넷은 VP9이 처한 상황이 V10의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인코딩닷컴의 경우 현재로선 VP10 지원을 고려치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