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양자컴퓨팅을 실현할 연산처리장치(CPU)를 자체 개발한다. 이를 위해 관련 학계의 저명한 과학자들과도 손을 잡았다. 외부에서 구글을 지원하던 양자컴퓨터 업체와의 협력은 일단 계속된다.
구글은 2일(현지시각) 공식블로그를 통해 '양자인공지능(AI)연구소 하드웨어(HW) 선제행동' 계획을 통해 이를 밝혔다.
구글의 양자AI연구소는 지난해 5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의 후원 형식으로 공동 설립됐다. 목적은 양자컴퓨팅을 통해 기계학습 분야를 발전시킬 방법을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개한 계획은 구글의 양자AI 연구팀이 초전도전자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양자 정보 처리장치(프로세서)를 설계하고 제작할 것이란 내용이다. 구글은 이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샌타바버라(UCSB) 소속인 존 마르티니스와 그의 연구팀이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양자AI연구소의 하르트무트 네벤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이 연구팀이 고충실도의 초전도 양자전자소자 생성 분야에 큰 진전을 이뤄 온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또 네벤 디렉터는 양자AI 팀은 그에 통합된 HW그룹과 함께, (구글이) D웨이브의 '퀀텀어닐링' 아키텍처로 배운 것과 최근의 이론적 성과를 바탕으로 양자 최적화와 추론 프로세서를 위한 설계안을 구현, 실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그가 언급한 '퀀텀어닐링'은 특정한 양자 알고리즘에 맞춰 설계된 HW다. 양자AI연구소 출범 당시부터 구글, NASA와 협력해 온 캐나다의 상용 양자컴퓨터 제조업체 'D웨이브시스템즈'에서 지난 2011년 5월 출시한 1천달러짜리 모델 'D웨이브원'에 탑재돼 있다.
구글은 언젠가 D웨이브 측에 의존했던 양자컴퓨팅용 HW 대신 자체 CPU를 활용한 양자컴퓨터를 만들 계획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은 D웨이브와의 양자컴퓨팅 분야 협력도 계속해나갈 뜻을 밝히고 있다.
네벤 디렉터는 우리는 D웨이브 과학자들과의 협력 그리고 1천큐비트짜리 '워싱턴'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될 NASA 에임스연구센터의 '베수비우스(Vesuvius)' 장비를 활용한 실험을 계속할 것이다고 예고했다.
베수비우스는 D웨이브의 512큐비트짜리 양자컴퓨터의 코드명이다. D웨이브는 이를 지난 2012년초 공개했지만 실제 출시는 프로세서가 생산된 이후로 지난해부터 이뤄졌다. 그 명칭은 이탈리아의 활화산 '베수비오'에서 따온 듯하다.
구글이 자체 양자컴퓨터를 설계하려는 의도는 그 연구소 이름처럼 AI 기술 때문이다. 인간의 두뇌를 흉내내야 하는 AI를 전통적인 컴퓨팅 시스템에서 원활히 구현하기엔 어려움이 많기에 그에 알맞은 양자 컴퓨터를 직접 만들어내려는 것이다.
IT미디어 기가옴은 구글은 예전부터 서버와 스위치 장비를 직접 디자인했고, 스마트폰과 로봇과 무인차를 포함하는 'AI 아젠다'를 추구하고 있어서 지금도 할 수만 있다면 양자컴퓨터를 자체 설계해 만들려 한다는 것 자체는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평했다.
구글이 양자컴퓨터를 만들어내 그들이 꿈꾸는 AI 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다면 핵심 사업인 검색 서비스뿐아니라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및 PC 제품이나 스마트카와 로봇 관련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구글뿐아니라 다른 사업자들도 각자 나름대로의 활용을 도모하기 위해 양자컴퓨팅 연구에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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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IBM은 지난 2012년 2월, 전기적 신호인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초전도큐비트'를 탑재한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 IBM은 이 부품이 양자컴퓨터를 실용화하기 위한 주요 구성요소라고 여기고 있다. 또 지난 4월 미국 뉴욕 메인프레임 50주년 행사에 참석한 연구부문 임원 존 E. 켈리 수석부사장은 양자컴퓨팅이 미래 메인프레임의 4대 핵심기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양자 컴퓨터는 대용량의 디지털 정보를 정렬하고 분석하기 위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전통적인 컴퓨터보다 더 빠른 처리 성능을 보장한다며 구글과 경쟁하는 세계 최대 SW제조사 마이크로소프 역시 양자 아키텍처 및 연산 그룹(QACG)을 통해 이 분야를 연구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