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용 생체이식 칩 나온다

일반입력 :2014/07/07 15:46    수정: 2014/07/07 16:07

아직은 낯선 '생체이식 칩'이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피임 기술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미국 씨넷은 6일(현지시각) 원격조정 칩이 피임기술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보도는 내년부터 여성의 피부 밑에 호르몬 생성을 제어할 수 있는 작은 칩을 소개하고 내년부터 이 기술이 임상실험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피부 밑에 이식할 수 있는 20×20×7mm 크기의 피임용 칩 기술은 렉싱턴 매사추세츠의 마이크로칩스(MicroCHIPS)라는 회사가 선보였다.

칩은 인체에 배란 억제 효과 물질인 '레보놀게스트렐(levonorgestrel)'을 매일 30㎎씩 공급한다. 레보놀게스트렐은 몇몇 피임용 호르몬제제와 응급피임약(사후피임약)에 쓰이는 주요 성분이다. 내장된 배터리의 미세전류가 밀폐된 티타늄 및 백금 봉인을 통과할 때마다 저장소의 내용물을 녹여서 인체에 흘려보낸다.

이 칩의 작동 기간은 최장 16년동안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여성의 생애에서 일반적으로 임신할 수 있는 기간의 절반에 해당한다. 칩을 이식받은 이후에도 그 작동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주목할만한 점이다. 해당 여성은 원한다면 자신이 시술받은 칩의 기능을 끄거나 다시 켤 수 있다.

미국 씨넷은 이 기술의 구현이 피임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칩 안에 호르몬을 보관, 보호하는 저장공간(reservoir arrays)이 있는데, 그 내용물을 피임용 호르몬 대신 다른 약물로 대체하거나 투약 일정을 따로 지정해 넣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칩스 공식사이트는 이 저장공간은 원격 조정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미리 프로그래밍된 마이크로프로세서, 무선 텔레메트리, 센서의 순환 피드백에 맞춰 작동하도록 설계됐다며 개별 기기 저장소는 필요에 따라서 또는 미리 정한 투약 일정이나 센서 활성화를 통해 열릴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앞서 이 기술은 폐경기를 1개월 이상 지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골다공증 약물치료 임상실험에 쓰여 왔다. 이로써 인체의 면역반응으로 인한 부작용 없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결과와 더불어 칩의 내구성도 어느정도 입증 됐다. 국소마취로 30분 이하 시술을 통해 이 칩을 이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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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성과 안전성은 어느정도 믿을 수 있게 됐지만, 칩의 무선제어를 암호화하는 부분 등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직 완벽한 기술은 아니다.

현재 이 기술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로버트 랭거가 이끄는 팀의 명의로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지원하는 가족계획 프로그램 일부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임상실험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오는 2018년 상용화할 수 있기를 기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