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대란이 끝내 재발했다. 사업자 제재를 전제한 규제당국의 조사기간에도 보조금 경쟁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이 금지한 이용자 차별 행위는 또 다시 발생했고, 시장 교란 행위만 성행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통3사 번호이동 건수(MVNO 제외)는 9만9천655건이다. 시장 과열 기준 2만4천건을 4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전날 오전과 오후 주간에는 보조금 정책이 수시로 하달되거나 통신사의 가입자 유치전이 잠잠했다. 즉 그 전날인 9일 오후부터 야간에 유치한 가입자가 다음 날 전산 처리된 수치라는 뜻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9일 오후 4시 이후로 가입자 확보비용 증가 조짐이 있었고, 저녁 시간대부터 경쟁이 과열되다가 밤 9시부터 공짜폰 수준의 보조금이 투입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10일 번호이동 건수로 확인된 시장 과열 현상은 9일 밤 야간 보조금이 만들어 냈다는 설명이다.이를 두고 일부 대리점과 판매점들은 통신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밤 늦은 시간에 온라인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라는 통신사의 횡포라는 지적이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낮에 조용히 있다가 매장 문을 닫은 시간인 밤 중에 변경된 보조금 정책을 밀어내고 있다”며 “다음날이 되면 전날 비싼 값을 치르고 가입한 고객들이 폰팔이라고 또 욕을 할 것이고 통신사들은 결국 온라인 판매에만 집중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유독 온라인을 통한 가입자 유치 공세가 치열해진 이유는 규제당국의 감시 때문이다. 현재 이통3사 영업재개 이후 과열된 시장에 따라 정부는 사실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 감시를 피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스팟 형태로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마저도 과다 보조금 지급 행위를 가리기 위해 이번 보조금 대란의 경우 처음에는 제값을 모두 주고 구입했다가 나중에 현금을 돌려받는 페이백 형태의 보조금이 성행했다.
야간 온라인 보조금의 문제는 비단 이용자 차별 행위나 시장 교란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더욱 민감해진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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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분증 사본이나 통장 계좌 등 중요 개인 정보를 온라인 상에서 전달하고 휴대폰을 개통하는 방식은 일반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다뤄지는 수준보다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바닥인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윤리과 관계자는 “신뢰성을 갖춘 사이트도 아니고, 상대방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휴대폰 판매상에게 자신의 개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위험한 행위”라며 “온라인 판매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점검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