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특허 잣대 엄격해지나? 美법원 주목

일반입력 :2014/04/02 11:01    수정: 2014/04/02 11:16

소프트웨어(SW) 특허 잣대가 과연 바뀔 것인가?

미국 대법원이 SW 업계에 큰 영향을 줄 재판에 대한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어 주목을 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31일(현지시각) 미국 대법원에서 앨리스 코퍼레이션과 CLS은행이 특허권 인정 여부를 놓고 싸우는 재판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IT, 헬스케어, 통신 등 하이테크 엔지니어링 기술을 다루는 모든 산업과 관련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CLS 은행(CLS Bank International)이 앨리스 코퍼레이션(Alice Corporation)이 갖고 있는 금융 거래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것이다.

앨리스는 거래 당사자들이 안전하게 현금이나 다른 금융 증서를 교환할 수 있게하는 에스크로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그 구현 방법에 관련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2007년 CLS은행은 앨리스 특허를 무효로 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1심 판결에 이어 연방순회항소심법원 또한 앨리스 특허가 인정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며 CLS의 손을 들어줬다. 앨리스가 사기 방지와 미지불 위험을 극복하기 위한 추상적인 개념을 특허로 보호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결이다.

판결에 불복한 앨리스가 대법원에 항소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SW 특허권 기준이 어떻게 달라질 지'에 대한 논란이 대법원까지 이어진 것이다.

IBM같이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IT기업은 물론 자유로운 기술 사용이 SW산업에 혁신을 가져온다고 믿고 있고 종종 특허괴물에 의해 특허 분쟁에 휘말리기도 하는 구글 같은 회사들도 이번 판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31일 참석한 미 대법원 판사 9명은 SW특허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특허 정의가 모호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던 반면 기존법에서 너무 급격한 변화는 피해야 한다는 신호도 엿보였다.

이날 일부 판사들은 앨리스가 가진 특허가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단지 컴퓨터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닌지 물었다.

이 기술이 단지 컴퓨터를 통해 구현된다는 점 말고 어떤 특별한 새로운 기능이 있느냐고 소니아 소토메이어 판사는 물었다. 앤서니 캐네디 판사는 여러명의 학생 개발자들이 앨리스 특허 개요를 일주일 안에 짤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물었고 앨리스측 변호인은 그들은 아마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게 중요한 사실은 아니다고 답했다.

보수적인 성향의 안토닌 스칼리아와 대법원장 존 로버트는 앨리스의 주장을 다소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분위기를 몰고 갔다. 로버트는 앨리스의 특허 다이어그램은 상당히 복잡해 보인다고 말했고 스칼리아 판사는 앨리스의 아이디어는 아마 '목화씨를 추출하는 기계'만큼 추상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사람이 손으로 하던일을 기계가 하게됐다고 해서 특허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조면기는 특허를 받지 못했을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9명의 판사 중 일부는 하급심의 판결을 뒤집고 컴퓨터로 실행되게 만들어진 발명을 특허로 인정해야한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폭넓은 특허 허용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판사도 일부 있었다. 이번 판결의 결론은 6월말이나 되야 나올 예정이다.

이번 소송건은 앨리스와 CLS 두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결과에 따라 이해관계가 바뀔 수 있는 다양한 산업의 많은 기업들이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구글, 델, 버라이즌, MS, HP, 커민스(엔진 제조업체)는 이번 재판에서 CLS를 지원하기 위한 법정조언자 회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실제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단지 소송용으로 쓰기위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특허전문관리회사(NPE), 일명 '특허괴물'에 종종 특허 침해 소송을 당하는 일을 막기위해 SW특허에 좀 더 엄격한 잣대를 세워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3년 8월 미국 감사원(GAO)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미국특허청(USPTO)이 발행한 SW특허는 거의 12만5천 건을 넘어 섰다. 1991년 2만5천건이 었던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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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O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과 2011년 사이, 특허전문관리회사 가 제기한 소송이 전체 특허분쟁에서 19%를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IBM같이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앨리스를 지원하는 쪽에 서 있다. 미국 기술기반 회사들은 SW 특허권 보호가 미국의 첨단IT산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며, 이번 판결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