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정책은 IT업체 가운데 가장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MS는 24개 판매 프로그램아래 270개 이상 제품을 전세계 100여개국 70여개 지사에서 38개 언어로 팔고 있다. 여기에다 개인용과 기업용 제품을 다양한 사용자 구매방식에 맞춘 판매 체계를 만들어가다보니 라이선스 구조도 덩달아 복잡해졌다.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 및 언어를 고려해 MS 라이선스를 조합하면 수학적으로 약 1천346조1천940억8천만가지의 경우의 수가 생긴다. 입이 쩍 벌어질 정도다.
그래서 실제로 합법적으로 SW를 구매하고도 라이선스 체계를 잘 몰라 계약사항을 어기는 사례가 수시로 발생한다.
MS는 현재 복잡한 라이선스 체계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사용자가 체계를 잘 이해하지 못해 범하는 계약위반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사용자 역시 MS의 라이선스 체계에 대해 대략적으로는 이해해둘 필요가 있다. MS SW 라이선스 구조를 큰틀에서 정리해봤다.■MS 라이선스의 대분류
일단 MS가 밝히는 라이선스의 정의는 사용권이다. 구매자는 특정 기간동안 윈도나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MS에게 사는 것이지 소유권을 사는 게 아니다.
MS 라이선스 종류는 단품 패키지(FPP),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볼륨(Volume) 라이선스 3가지로 나뉜다.
단품 패키지 라이선스는 윈도나 오피스를 소매점에서 DVD를 구매하거나, 인터넷 다운로드 방식으로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는 구매한 SW 라이선스를 영구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버전 업그레이드나 다운그레이드도 당연히 불가능하다. MS 라이선스 중 동일 제품에 대해 가장 비싸다.
OEM 라이선스는 PC나 서버 같은 하드웨어에 사전 설치된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구매자는 하드웨어 제조사의 제품을 사면서 MS 제품에 대한 라이선스도 함께 산다. 그리고 구매한 하드웨어의 핵심부품 교체나 폐기 시 SW 라이선스는 소멸된다.
PC를 새로 산 경우 이전에 사용했던 PC 속 윈도OS를 새 하드웨어로 이식할 수 없다는 의미다.
볼륨 라이선스는 기업, 정부, 학교, 사회단체 등이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를 위한 체계다. 볼륨 라이선스는 다시 가격과 판매가능한 채널에 따라 오픈, 오픈밸류, 오픈밸류 서브스크립션 등등으로 복잡하게 나뉜다. 하나의 제품을 최소 5개 이상 구매할 경우 고객 유형에 따라 체결하는 방식이다. 한번에 많이 구매할수록 할인폭이 커진다.
FPP나 OEM 라이선스는 상대적으로 덜 복잡하다. MS 라이선스 체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건 볼륨 라이선스다. 일반적으로 MS와 사용자 간 벌어지는 라이선스 분쟁은 볼륨 라이선스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
■기업용 볼륨라이선스
MS 볼륨 라이선스(☞MS 공식 안내 페이지)는 크게 두 갈래 체계를 갖는다. PC용 윈도, 오피스 같은 클라이언트 라이선스와 윈도서버, SQL서버 같은 서버 라이선스다.
서버 라이선스는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프로세서 개수를 기준으로 구매하게 된다. MS는 여기에 서버 제품에 접속하는 동시사용자 수에 따라 추가적인 라이선스를 구매하도록 한다. 이른바 CAL(클라이언트 액세스 라이선스)와 익스터널 커넥터 라이선스다.
윈도서버를 사서 웹서버를 구성했다면, 이 서버에 접속하는 사용자나 단말기마다 CAL이나 익스터널 커넥터 라이선스를 구비해야 한다.
CAL은 사용자(User) 수, 단말기(Client) 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단말기를 공유해 윈도서버에 접속한다면 단말기 수에 따른 CAL을, 한명이 여러 단말기를 사용한다면 사람 수에 따른 CAL을 선택하면 된다. 사용자 CAL이 단말기 CAL보다 15% 정도 비싸다
익스터널 커넥터 라이선스는 사내 방화벽 외부 사용자가 MS SW에 접속하는 경우 필요하다. 이 라이선스 상에서 MS 제품에 접속 가능한 사용자 수는 무제한이다.
CAL이나 익스터널 커넥터 라이선스는 단순 인터넷 페이지뷰를 위한 웹서버 구축엔 필요없다. 다만, 사용자 인증을 하는 웹서비스라면 CAL이나 익스터널 커넥터 라이선스를 구비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어슈어런스(SA)
MS 볼륨 라이선스 정책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소프트웨어어슈어런스(SA)란 계약이다.
MS 제품을 볼륨 라이선스로 처음 구매하는 기업고객은 사용권과 함께 SA 계약을 별도로 체결해야 한다. 라이선스가 해당 SW 버전에 대한 영구적 소유권이라면, SA는 SW 버전 업데이트 권한으로 보면 된다.
가령, 2011년 윈도7 PC 100대를 업무용으로 구입한 기업이 있다고 하자. 이 기업은 라이선스와 함께 2~3년짜리 SA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3년짜리 SA를 체결했다고 보면, 이 기업은 2014년까지 윈도8으로 PC 100대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된다. 이후 3년마다 SA를 갱신하면서 MS에서 윈도 새버전을 내놓을 때 최신 버전의 라이선스를 보유할 수 있다.
이 기업이 윈도8 업그레이드를 받고 2014년 이후 SA를 갱신하지 않았다면, 이 회사는 윈도8 라이선스 100개를 영구적으로 갖게 되고, 해당 PC를 폐기하면 라이선스도 소멸된다.
SA는 제품마다 다르게 적용되지만, MS는 버전 업데이트 권한과 함께 다양한 부가혜택을 제공한다. 컨설팅 서비스, 가상데스크톱액세스(VDA), 로밍사용권, E러닝, 가정사용권, 윈도 씬클라이언트 사용권, 소스코드공개, 핫픽스 지원연장, 교육쿠폰, 분할납부권리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볼륨라이선스는 영구적인 권한을 부여받지 않고, 정해진 기간동안만 사용권을 사는 서브스크립션 방식으로도 살 수 있다.
MS는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사용 환경 확산에 따라 VDA란 라이선스 체계를 만들었다. 씬클라이언트나 제로클라이언트에서 가상 윈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로 마련된 라이선스다. 중앙 서버에 윈도를 설치하고, VDI 접속 단말기에서 윈도를 쓸 때 필요하다.
SA는VDA와 묶여 있다. VDA를 구매하면 SA 권한이 생긴다.
만약, 윈도서버가 아니라 VM웨어나 시트릭스, 레드햇 등의 가상화 환경에서 MS 윈도 제품을 VDI로 사용할 때 MS로부터 접속 단말기별로 VDA를 사야 한다.
■기타 서비스사업자를 위한 라이선스
MS는 원칙적으로 자사 SW 라이선스를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하는 것을 금지한다. 볼륨 라이선스로 윈도를 대량 구매해 다른 곳에 나눠 팔 수 없다는 의미다. MS와 정식 리셀링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
그러나 PC방이나 인터넷카페, 호텔 등에서 윈도PC를 이용고객에게 제공하는 사업이 있을 수 있다. 윈도서버 호스팅이나 토털아웃소싱 같은 경우도 MS의 라이선스 원칙에 위배된다. 때문에 MS는 이 같은 사업자에게 임대권한으로 ‘렌탈라이츠(Rental Rights)’란 라이선스를 추가로 구매하게 한다.
MS 제품을 임대하려는 사업자는 SW 라이선스와 별개로 렌탈라이츠를 구매하게 된다. 각 장치마다 사야 하며, 렌탈라이츠는 해당 장치에 영구적으로 부여된다. 반대로 PC를 교체한다면 SW라이선스와 렌탈라이츠를 재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독립소프트웨어벤더(ISV)를 위한 라이선스도 있다. MS 제품에 기반한 어떤 솔루션을 개발한 ISV가 묶음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이다. ISV는 통상 가격보다 현저하게 저렴한 라이선스로 MS 제품을 구매한 뒤 자사의 제품과 묶어 판매할 수 있다.
IT아웃소싱(ITO) 사업자를 위한 ‘아웃소서 인롤먼트’란 라이선스도 있다. IT자산을 대신 관리해 주는 사업자인데, MS와 ITO제공자, 최종사용고객 등이 3자 간 계약을 체결한다. 이 라이선스를 갖고 있어야 ITO에 MS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상업용 호스팅 사업자를 위한 라이선스는 ‘서비스프로바이더라이선스어그리먼트(SPLA)’다. SPLA를 볼륨라이선스와 함께 획득한 뒤 고객을 모아 과금을 하는 사업을 할 수 있다.
■라이선스 관리 어떻게
MS는 고객의 라이선스 관리 편의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라이선스 관리도구 SW가 있으며, 고객센터에 전화나 이메일로 문의하면 24시간 안에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복잡한 사안에 대해서는 MS 내 라이선스스페셜리스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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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두현 한국MS 라이선스스페셜리스트는 “MS는 다른 회사에 비해 제품이 많으며, 고객형태도 다양하다”라며 “여러 경우의 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고객의 편의와 상황에 따라 적절한 라이선스를 만들어가다보니 체계가 복잡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MS도 현행 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계속 단순화 작업을 하고 있다”라며 “도움이 필요한 경우 언제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