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새해 탄생할까…LTE-TDD 주목

요금 인하·경쟁 활성화 효과…3월 중순 판가름

일반입력 :2014/01/16 10:18    수정: 2014/01/16 14:51

정윤희 기자

새해 고착화된 통신 3각 구도가 깨질 수 있을까. 기존 통신사보다 30% 저렴한 요금을 승부수로 내세운 제4이동통신이 출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어 4번째 기간통신사가 탄생할 경우 통신시장의 일대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최초로 시분할 LTE(LTE-TDD)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허가를 신청, 국내 LTE-TDD 도입을 이끌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현재 제4이통 사업허가를 신청한 곳은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다. 지난해 11월 1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LTE-TDD 기반 기간통신사업권 신청서를 제출, 이달 말 적격여부 심사 결과 발표를 앞뒀다.

당초 적격여부 심사 결과는 13일경 나올 예정이었지만 주파수 할당 공고에 시일이 걸리고 서류 보완 작업 등에 17일이 추가로 소요됨에 따라 일정이 연기됐다. 미래부는 이달 중 구정 연휴가 시작되기 전 적격여부 심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KMI가 적격여부 심사에서 통과할 경우 사업계획서 심사 등 본심사에 들어가게 된다. 일반적으로 적격여부 심사는 본심사에 앞서 허가신청에 대한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것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승인을 받게 된다. 즉 이달 말 본심사가 시작되면 신청으로부터 120일 이내 본심사를 마쳐야 하는 규정상 3월 중순경에는 제4이통 출범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4전 5기 KMI, 통신비 30%↓ 승부…관건은?

사실 KMI로서는 이번 도전이 다섯 번째 시도다. 앞서 4번의 도전에서는 번번이 재무건전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본심사 평가항목은 ▲기간통신 역무 제공계획 타당성과 설비규모의 적절성 ▲재정 능력 ▲제공 역무 관련 기술개발 실적, 계획 및 기술적 능력 등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막대한 초기 구축비용과 마케팅 경쟁을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신규사업자가 선정돼야만 통신시장에의 성공적인 진입과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MI가 가장 신경 쓴 부분도 이 부분이다. KMI의 초기 설립 자본금 규모는 8천530억원이다. 허가를 받을 경우 법인설립 즉시 현물출자 470억원을 추가해 총 9천억원으로 증자할 계획이다.

참여 주주는 법인 및 개인사업자 234곳, 개인 380명 등 총 614명으로 러시아 기업과 중국 차이나콤도 KMI에 지분을 투자했다. 여기에 NH농협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마이애셋자산운용 등과 해외자본을 포함한 포괄적 투자자본 유치에 관한 협약까지 체결했다.

기술 방식에 대한 한계는 극복했다. 미래부가 와이브로 고수 입장을 포기하고 지난해 9월 제4이통사 신청에 LTE-TDD를 허용키로 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그동안 심사 과정에서 와이브로는 LTE가 확산 중인 전 세계 시장 상황에 뒤떨어지고 자본 조달 신뢰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부 스스로 와이브로의 한계를 지적한 셈이다. 단말기 수급 역시 와이브로 대비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GSMA에 따르면 현재 2.5~2.6GHz 대역을 지원하는 LTE-TDD용 단말기는 197개에 달한다.

KMI는 허가신청을 받으면 가계통신비 부담을 30% 낮춰 통신비 인하 경쟁을 촉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일체의 가입비를 폐지하고 음성통화의 경우 월 기본료 8천원에 초당 1.4원의 요율을 적용한다.

데이터는 월 기본료 3만원에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음성통화와 데이터무제한의 결합 상품은 3만6천원이다. 음성통화 요금제의 경우 알뜰폰과 유사한 수준이나 월 3만원 데이터 무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이동통신 시장에 데이터 요금의 가격 인하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제4이통이 탄생한다면 10년 이상 점유율이 고착화된 국내 이통 시장에 경쟁을 촉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제4이통의 진입만으로 시장 상황 변화를 이끌어 낸다기 보다 경쟁 활성화를 위한 제반 여건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LTE-TDD의 시장 획정이 이동통신용으로 결정되면서 주파수 할당 대가에 대한 논란은 있다. 와이브로의 경우 2.5GHz 대역 40MHz 폭에 대한 할당대가는 6년간 647억원이었지만, 용도가 바뀌면서 할당 대가도 상승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주파수 경매에서 LG유플러스가 비슷한 2.6GHz 대역 40MHz 폭을 최저경쟁가격 4천788억원에 가져갔다. 아직까지 미래부가 구체적인 할당대가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예상매출액을 토대로 산정할 경우 2천7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브로 할당대가와는 차이가 상당하다. 이에 대해 KMI는 제4이통이 탄생할 경우 후발 사업자에 대한 비대칭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제4이통사가 선정된다면 기존 사업자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사업 초기에는 기존 통신사와 로밍을 지원하는 등 신규 사업자의 최소 커버리지나 로밍 의무화 기간, 로밍 지역 설정 등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금 인하·경쟁 활성화…제4이통, 해외는?

그렇다면 해외의 제4이통 탄생 사례는 어떨까.

미래부는 프랑스의 프리모바일, 스페인 요이고 등을 모니터링 대상으로 삼고 지난해 11월 총 4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유럽으로 날아가 성공사례 등을 검토하고 돌아왔다.

특히 프리모바일은 서비스 개시 약 1년 반만에 시장 안착에 성공, 건전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 반적인 요금 인하 효과를 거뒀다는 평을 얻고 있다. 프리모바일은 기존 유선통신을 기반으로 한 사업자로 지난 2012년 1월 프랑스의 제4이통사로 출범했다. 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점유율을 4%까지 끌어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인기 요인은 저렴한 요금제다. 2시간 음성통화, 문자 무제한을 포함하는 월 2유로(한화 약 2천900원) 요금제와 음성통화, 문자, 3G 데이터 무제한의 월 19.99유로(한화 약 2만9천원) 요금제가 젊은 층 공략을 성공했다.

여기에 유선사업자인 모기업을 통해 내놓은 인터넷+TV+집전화를 월 29.99유로에 사용할 수 있는 ‘프리박스’에 가입할 경우 월 2유로 요금제는 0유로, 19.99유로 요금제는 15.99유로에 이용 가능한 결합상품도 인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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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바일의 돌풍에 프랑스 1위 통신사 오렌지(Orange)는 요금제를 14개에서 8개로 축소하고 통신요금을 20~30% 인하했다. 또 4G 서비스 및 속도를 개선하는 등 요금-서비스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키도 했다.

또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출범 1주년을 맞은 미래부가 창조경제 관련 성과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제4이통 허가를 가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KMI가 과거에 비해 일정부분 신뢰도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재무건전성, 통신사업 경험 등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는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