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인가 했더니...미래형 초고층 묘지

일반입력 :2013/12/13 16:16    수정: 2013/12/13 16:26

이재구 기자

하늘을 찌르는 초고층건물(마천루) 디자인은 얼핏 벌집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흰색 마천루가 적어도 우리 손자 대의 사람들이 묻힐 초고층 빌딩묘지가 될지 모른다.

우리나라처럼 심각한 묘지난을 겪고 있는 노르웨이에 등장한 미래형 묘지가 화제다.

버지는 12일(현지시간) 마틴 맥셰리라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건축학도가 제안한 수직 묘지(vertical cemetry) 디자인을 소개했다. 그는 이달 초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묘지,장지 문제해결을 위한 ‘노르웨이의 묘지와 장례를 위한 오슬로컨퍼런스’에서 이 벌집 모양의 마천루 묘지 디자인을 내놓았다.

죽은 이들을 매장할 공간이 부족한 전세계 국가들이 이 방법으로 묘지공간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맥셰리의 구상에 따르면 이 빌딩에는 크레인이 달려있어 관을 빈 공간이 있는 층으로 이동시켜 준다. 이 타워는 시간이 지나 더많은 묘지가 필요해지게 되면 건물층을 증축할 수 있도록 돼 있다.당연히 이런 건물을 만드는 아이디어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일부 의 지지자들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묘지난은 한 사람에게 묘지 재활용을 위해 20년 간만 묘지를 사용하도록 할 정도로 심각하다. 묘지난은 새로운 산업을 등장시킬 정도다. 일부 묘지 인부들은 관 위로부터 석회석가루를 넣어 시신 부패를 가속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제 노르웨이에는 사람들이 죽어 묻힐 장소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미국,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노르웨이와 정도는 달라도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

관련기사

크리스 쿠츠 도시계획교수는 7천600만 미국인들이 2024년부터 2014년 새 죽어 묻힌다면 라스베이거스주 크기의 묘지면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이 노르웨이의 마천루디자인은 새로울지 몰라도 수직건물디자인만은 기존에도 있었다. 사람들은 꽤 오랫동안 이런 디자인을 만들어왔다. 세계최대의 빌딩 묘지는 브라질의 메모리얼 네크로폴에큐메니카다. 지난 28년간 사용돼 온 이 묘지는 32층짜리 건물에 수천명이 잠들어 있다. 마틴 맥셰리의 수직 묘지는 기존 마천루 디자인이 갖지 못한 방식이다.

하지만 노르웨이인들은 이 디자인에 대해 본능적인 반감을 가지고 있다. 이 거대하고 과시하는 듯한 마천루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과 거리가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묘지난에 시달리고 있는 국가들은 이런 미래형 벌집형 묘지를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