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게시판 악성글 올려 좀비PC 만든 20대 구속

일반입력 :2013/08/02 10:25

손경호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의 게시판에 '19'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클릭을 유도한 뒤 악성코드를 설치해 10만대의 좀비PC를 만든 20대가 경찰에 잡혔다.

2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악성코드가 담긴 글을 오유 게시판에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김모씨⑳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오유 게시판에 클릭하는 것만으로 악성코드가 설치되는 글 3천500개를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올린 글에는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등을 할 수 있는 악성 스크립트가 담겨 있다. 또한 클릭과 동시에 같은 제목의 글이 자동 생성되게 해 해당 게시물의 조회수가 순식간에 불어나도록 했다.

경찰은 이 글을 열어 봤다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피해자가 사흘간 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씨는 IP 추적을 피하기 위해 외국에 있는 프록시 서버를 통해 글을 올렸다. 홍콩에서 숨어 지내던 그는 지난달 23일 입국 중 인천공항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사실을 시인했으나 좀비PC로 DDoS 공격을 몇 차례 했는지, 공범이 누군지 등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측은 김씨가 독학으로 해킹기술을 배웠고, 좀비PC 확보의 대가로 10만원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아 충남 공주시의 한 PC방에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은행 계좌에서 수천만 원이 입금된 정황을 발견해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뒤에서 범행을 사주한 인물을 추적하고 있다.

소식을 접한 오유 누리꾼들은 실제로 오유 게시판이 느려지고, 60Gbps 규모의 DDoS 공격을 받았다며 범인이 잡힌 사실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오유 회원 중 한 명은 인터넷이 계속 다운되고 공유기 제어판 들어가서 로그기록을 보니 DDOS 공격으로 다운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른 오유 누리꾼들도 오유인 10만명이면 거의 다 감염된 것 아닌가, 어쩐지 좀 느려진 것 같더라니, 드디어 잡았구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