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학자 "강제적 셧다운제, 위헌"

일반입력 :2013/06/27 12:08    수정: 2013/06/27 12:22

남혜현 기자

강제적 셧다운제는 위헌이다. 셧다운제 이야기만 나오면 갑갑하다. 대한민국은 자유주의인데 사회주의에서도 적용 안 하는걸 도입했다. 헌법학자로서 한숨이 나온다.

황성기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셧다운제를 비롯한 정부 규제를 적극 비판했다. 황 교수는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남경필 의원실과 한국인터넷포럼이 공동주최한 '창조경제와 인터넷 정책' 관련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선 자율규제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게임 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라 의미가 있다. 지난해 강제적 셧다운제가 실시된데 이어, 연초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이 이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인터넷게임 부담금, 상상콘텐츠 기금 등 관련 법안도 지속 발의되면서 게임 업계는 새 정부들어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냈다.

황 교수는 셧다운제는 가족 자율성 명제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게임 이용 문제는 부모와 자녀간 교육과 대화 문제로 해결해야 할 가족 문제인데 국가가 함부로 침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셧다운제 같은 강제 규제가 이미 정부가 도입한 게임물 등급제도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부분도 지적했다. 셧다운제를 피하기 위해 '15세 이용가' 등급을 피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응로 게임을 제작, 유통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역기능으로 봤다.

이어 지난 1월 손인춘 의원이 발의한 인터넷게임 부담금 제도, 6월 박성호 새누리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상콘텐츠 기금 조성 등에 대해서도 비판적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기금을 조성해 징수하는게 손쉬운 방법이지만, 부담금은 헌법적 관점에서 준조세이므로 헌법적으로 정당화되기 위해선 엄격한 기준조건을 갖춰야 한다며 발의된 법안처럼 부담금 방식의 강제 징수는 또 하나의 규제로 볼 수 있고, 헌법적 정당화 요건에도 위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창조경제'에 맞춰 게임 산업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는 정부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민간의 '자율규제'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의 게임, 인터넷 이용과 관련해서는 국가의 후견주의가 가족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작용해야 하며, 기업들이 자율규제를 할 수 있도록 간접 지원하는데 정부 역할이 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우수사업자에 규제를 면제한다거나 세제 지원을 하는 것이 방법으로 제안했다. 아울러 기업들의 자율 규제 준수를 감시할 수 있는 독립적 기구 창설도 필요한 부분으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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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는 국가와 시장, 이용자라는 규제시스템의 세 주체가 각자의 역할을 잘 수 행할 수 있도록 권한이 분배되어야 한다며 정부는 지금같은 강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자율규제기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을 주최한 남경필 의원도 인사말을 통해 가장 좋은 것은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라며 업계가 자기 스스로 규제하고 희생해 나가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이를 통해 규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유사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