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도 퀄컴이 평정할 전망이다. 경쟁업체들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상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2(가칭)’에 이어 팬택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IM-A880도 퀄컴 스냅드래곤 800이 탑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노트3에 스냅드래곤 800을 병행 탑재할 방침이다.
국내업체 뿐 아니라 소니의 차세대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i1 호나미에도 퀄컴 스냅드래곤 800 탑재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퀄컴 스냅드래곤800은 최대 2.3GHz 속도를 내는 쿼드코어 기반 AP다. 뿐만 아니라 기존 LTE 대비 2배 빠른 LTE Cat4와 캐리어 어그리게이션, 802.11ac 와이파이 등 최신 통신 기술을 지원한다. 이밖에 UHD 해상도 비디오 재생, 7.1 입체음향, 2560x2048 최대 해상도 구현 등 그래픽 성능도 진일보를 이뤘다.
이처럼 퀄컴이 경쟁사를 제치고 주요 제조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AP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게 된 배경에는 주요 선진 국가에서 LTE 통신환경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S3부터 3G와 LTE 통신칩 그리고 프로세서를 하나의 칩에 통합하기 시작했다. 칩이 통합되면 전력 소모가 줄어들 뿐 아니라 생산 원가 측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AP 엑시노스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이지만 아직까지 LTE 통신칩까지 통합된 원칩이 아니라는 한계점은 분명하다. 단적인 예로 갤럭시S4는 유럽 등 3G 통신국가에서 엑시노스 모델로, 미국과 같은 LTE 국가에서는 스냅드래곤600 모델로 나뉘어 출시됐다.
최근 경쟁사 중 하나인 엔비디아도 이러한 LTE 원칩 테그라4i를 올해 초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안전성 측면에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퀄컴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나갈 수 있는 이유는 제조사 입장에서 딱히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며 “각 국 이동통신사들도 검증이 끝난 퀄컴 AP 탑재 LTE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의 반응 속도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듀얼코어나 쿼드코어 등과 같은 AP가 마케팅 차원에서 사용됐지만 LTE로 넘어오면서 다시 통신칩 이미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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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퀄컴이 내년에도 이 같은 독주를 계속 이어나갈지는 확신할 수 없다. 내년이면 엔비디아의 LTE 원칩에 대한 검증이 완료될 뿐 아니라 인텔도 전력 소모 문제를 크게 개선하고 강력한 성능을 앞세워 모바일 AP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듀얼코어 AP 세계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LTE 원칩 개발 및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LG전자 역시 자체 개발한 AP를 내년부터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환경이 LTE로 완전히 접어들면서 퀄컴은 마치 과거 CDMA 시절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내년에 경쟁사들이 이를 어떻게 견제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