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경찰(NYPD)는 지난 2월 가슴을 노출한 여성(토플리스)을 봐도 체포하지 말라는 다소 특이한 지침을 내렸다. 이는 뉴욕에서는 여성이 상반신을 완전히 노출해도 무죄라는 법원 판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16일(현지시간) 뉴욕 경찰이 이러한 지침을 내리게 된 데에는 브롱스의 사진가이자 행위예술가인 홀리 반 보스트의 집요한 투쟁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반 보스트는 공공장소에서 가슴을 노출해 여러 차례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지난 2011년과 지난해에만 그랜드센트럴역의 오이스터바와 맨해튼 초등학교앞, 전철 A선, 미드타운의 후터스 레스토랑 등 공공장소에서 가슴을 노출해 총 10차례 체포됐다.
하지만 사법부는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면 가슴을 노출하는 것은 위법사항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고 반 보스트도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이에 그녀는 뉴욕시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뉴욕경찰은 여성의 상반신 노출이 풍기문란, 음란·외설, 공공질서 파괴 등 경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가슴노출을 이유로 체포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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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뉴욕경찰은 상반신을 노출한 여성이 대중의 시선을 끌거나 주위의 인파가 몰리면 그들은 제지하고 해산시키거나 이에 응하지 않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반 보스트 외에도 여성의 상반신 노출이 법률상 허용되기까지는 여러 여성들의 투쟁이 있었다.
지난 1992년 라모나 산토렐리와 메리 루 슐로스라는 두 여성은 여성의 상반신 노출을 제한하는 것은 남녀평등에 어긋난다면서 뉴욕 로체스터 공원에서 상반신을 드러냈고 이후 소송을 제기해 뉴욕주 항소법원에서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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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질 코카로라는 여성은 뉴욕의 한 대로에서 상반신을 노출했다는 이유로 12시간 동안 구금됐다가 이 조치가 1992년 판결을 무시한 것이라며 소송을 내 2만9천달러의 배상금을 받았다.
이후 2007년에는 남녀 모두 동일하게 상반신을 노출할 권리를 주장하는 '고토플리스'(Go Topless)라는 시민단체가 '고토플리스데이'를 만들어 미국 전역의 30여개 도시에서 상반신 노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