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유료 콘텐츠 장터 실험이 공개된 지 2주가 됐다. 콘텐츠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콘텐츠제공자(CP)들의 ‘골드러시’는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용자 접근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개장한 카카오의 유료 콘텐츠 장터 ‘카카오페이지’는 현재 9천여편이 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출시 당시 8천여편에서 오픈 열흘 만에 1천여편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콘텐츠 하나로 승부해 돈을 벌 수 있다’는 CP들의 희망이 반영된 지표다.
특히 개인 콘텐츠 제작자나 중소 스타트업 기업들이 카카오페이지에 걸고 있는 기대는 크다. 카카오페이지에 매거진 앱을 서비스 중인 A회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의 소셜그래프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며, 많은 소규모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새로운 사업모델(BM)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좋은 시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CP들에게 약속된 카카오톡 등과의 연계가 충분히 구현되지 않아 접근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카카오페이지용 영어 교육 앱을 출시한 B회사 관계자는 “카카오톡에 인앱(In-App)으로 들어가거나 푸시 알림 기능이 제공돼야 일반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노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스토리에서 친구를 맺는 형태로만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당초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 외에도 카카오톡 채팅방을 옆으로 밀면 나오는 채팅플러스 화면에 카카오페이지 로고를 노출하고 ‘카카오톡 친구와 함께 보기’ 등의 소셜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카카오페이지의 구글플레이 다운로드수는 아직 10만건에도 못 미치는 등 시장 기대치보다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카카오톡의 사용자풀을 기반으로 엄청난 파급력을 보였던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위메이드가 제작한 ‘윈드러너 포 카카오’의 경우 출시 12일 만에 1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게임 콘텐츠 자체가 가진 확산성을 감안하더라도 비교되는 대목이다.
카카오페이지를 처음 열었을 때 스토어가 아닌 보관함이 바로 보여져 콘텐츠 접근 경로가 길다는 점, 카카오페이지의 추천 서비스 선정 기준이 보다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의견도 있다.
또 카카오페이지 스토어 첫 화면에 추천, 랭킹(인기순·최고매출), 신규 등으로 판매 항목이 구별돼 있는데 ‘친구랭킹(친구들이 가장 많이 보는 콘텐츠순)’ 항목이 추가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지금도 구매한 콘텐츠와 동일한 콘텐츠를 카카오톡 친구 1명과 함께 보는 기능과 2명의 친구에게 추천하면 콘텐츠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큰 사용자 유입 효과로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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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시리즈 서적 앱을 선보이고 있는 C업체 관계자는 “현재의 3가지 판매 항목 시스템은 UI제약이 큰 모바일의 특성상 작은 콘텐츠들이 알려지는데 한계가 있다”며 “롱테일 콘텐츠를 키우기 위해선 카카오톡 게임의 동기 부여로 연결됐던 친구랭킹이 도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지의 애플 iOS 버전 출시가 연기되고 있는 것도 과제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도 “iOS 버전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본격적인 프로모션과 소셜 기능들이 시작되면 카카오 사용자 트래픽과 소셜관계를 타고 콘텐츠 가치가 확산돼 다양한 성공 사례와 유의미한 지표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