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 빠른 LTE-A, 상용화 누가 먼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간 자존심 경쟁이 불꽃 튄다. 지난 2011년 LTE, 지난해 음성LTE(VoLTE), 멀티캐리어(MC)에 이어, 올해는 LTE-어드밴스드(LTE-A) 최초 상용화를 놓고 맞붙을 전망이다.

LTE-A는 기존 LTE를 진화시킨 ‘진정한 4G’ 이동통신 규격이다. 10MHz 대역폭에서 전송 가능한 이론상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LTE(75Mbps)의 두 배인 150Mbps에 달한다.

이는 가정에서 쓰는 유선 초고속인터넷 광랜(100Mbps)보다 빠른 속도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LTE는 엄밀히 따지면 3.9G에 해당하나, 지난 2010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사실상 4G로 인정했다.

먼저 치고 나온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0일 경기도 분당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TE-A 기술을 시연했다. LTE-A의 핵심 기술인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상이한 주파수 대역을 묶어 LTE에 사용해 두 배의 속도를 내는 기술)을 적용한 네트워크와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상용화 시점은 오는 9월로 내세웠다. 현재 SK텔레콤은 에릭슨, 삼성전자 등과 LTE-A 상용화를 위해 협력 중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LTE-A 상용화를 통해 CDMA의 영광을 되살리겠다”고 공언키도 했다.

눈에 띄는 점은 경쟁사와의 비교다. MC 기지국을 업그레이드, 그대로 CA에 활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많은 커버리지가 구축된 SK텔레콤이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종렬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SK텔레콤의 MC 커버리지는 기지국 1만3천식을 구축한 상태로, 오는 9월에는 2만식 구축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사는 현재 1천300식~2천식 사이로 9월이 되도 SK텔레콤의 절반 정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실험실 수준은 우리도 언제든지 가능하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SK텔레콤과 유사한 시점’을 내세우며 불꽃 튀는 경쟁을 예고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실험실에서 하는 수준은 우리도 아무 때나 할 수 있지만, 관건은 네트워크 운용”이라며 “SK텔레콤이 9월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 정도 시점이면 우리도 나오지 않겠는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G 종료로 인해 경쟁사에 비해 LTE 구축이 늦은 KT는 와이파이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통신사 최다 수준인 전국 5만7천개의 올레 와이파이존과 20만개 이상의 액세스포인트(AP)를 기반으로 LTE-와이파이간 끊김없는 핸드오버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LTE-A와 관련해서는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상용화 일정을 세울 예정이다. KT는 아직까지 MC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단, KT에게도 LTE-A와 맞설 기회는 있다. KT가 오는 7월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주파수 추가 할당에서 1.8GHz 대역 15MHz 대역폭을 할당받을 경우 CA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도 LTE 속도를 두 배로 높일 수 있다. 현재 이통3사는 주파수 효율성과 공정경쟁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러시아 이동통신사업자 요타(Yota)가 LTE-A에 가장 적극적이다. 요타는 지난해 11월 모스크바 11개 기지국에 CA 기술을 적용하며 세계 최초 LTE-A 상용화를 알렸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CA를 적용한 단말기가 출시되지 않아 반쪽 상용화라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