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패션을 주제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선보인다. 그동안 포털 네이버 첫 화면 개편을 통해 주제별 전문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해오긴 했지만 특정 주제를 별도 서비스로 구현하기는 처음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NHN은 오는 15일 패션 SNS 앱 ‘원더(WONDER)’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출시 알림 예약을 신청하면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초기 이용자 확보에 나선 상태다.
원더는 사용자가 취향이 비슷한 친구와 최신 패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이 관계 기반 SNS라면 원더는 관심 기반 SNS로 분류될 수 있다.
관심 기반 SNS로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핀터레스트’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0년 3월 출시된 핀터레스트는 이용자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스크랩(핀)해 자신의 디지털 메모판에 모아두는 서비스로 패션 정보가 대다수를 차지해 여성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핀터레스트는 현재 미국 내에서만 매달 평균 방문자수가 4천50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된다. 최근 기업가치가 25억달러(약 2조2천700억원)로 산정돼 화제를 모았다.
핀터레스트와 같은 관심 SNS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지난해부터 국내서도 관련 시장이 물꼬를 뜬 상황이다. 선발 주자로는 CJ E&M의 ‘인터레스트.미’가 있다. 패션 뿐 아니라 영화, TV, 음악 등 30여개의 관심사 카테고리를 제공하고 있는 인터레스트.미는 서비스 반년이 안돼 월간 순방문자수(UV) 1천만명을 달성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에서도 패션은 가장 선호도가 높은 콘텐츠다. CJ E&M은 이 같은 수요를 겨냥, 지난달 ‘스타일 버킷 리스트’라는 패션 스토리 콘테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원더와 같이 패션에만 특화된 SNS도 있다. 국내 스타트업 스타일쉐어가 운영 중인 ‘스타일쉐어’가 그것. 사용자들이 옷, 신발, 가방 등에 대한 사진을 올리면 다른 사용자들이 보고 의견을 교환하는 이 서비스는 1년 3개월차를 맞은 현재 120여개국에 출시, 사용자수 30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업계는 NHN과 같은 대기업이 전문화된 콘텐츠 큐레이션 시장에 뛰어든 것에 대해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스타트업이나 중견 벤처업체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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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업계 관계자는 “원더가 NHN의 기존 활동 범주를 벗어난 서비스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NHN이 향후 설립하는 모바일 자회사 ‘캠프모바일’에서 이 같이 분화된 앱들을 쏟아내고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면 자금력이나 유통력이 약한 소규모 업체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NHN의 등장이 아직까지 초기 단계인 시장의 파이를 늘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는 “NHN이라는 실력 좋은 대기업이 같은 사업모델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스타일쉐어라는 서비스의 시장성과 사용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전반적인 시장이 커져 여러 플레이어들이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계기가 돼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