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메시지가 경찰수사에 중요한 증거로 채택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이 같은 일은 불가능해진다. 카카오가 메시지 내용이 아닌 주고 받은 시간만 확인할 수 있도록 방침을 변경하기 때문이다.
28일 카카오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분당경찰서에 박씨 후배 김씨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가 사건 하루 뒤 주고받은 메시지 내역을 제출했다. 카카오측은 공식적인 압수수색 검증 영장을 발부해 이에 응했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을 약 5일간 보관하며 데이터베이스(DB) 교체 시기에 따라 3일에서 길게는 10일 이상 메시지 내용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가 수신된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5일 안팎의 기간동안 메시지 내용을 서버에 보관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가 법적으로 메시지를 보관할 의무는 없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카카오와 같은 정보통신사업자들은 메시지가 전송된 시간을 기록한 '로그기록'만 3개월간 보관하도록 의무화돼있다.
하반기부터는 사용자가 메시지를 확인하는 즉시 서버에서 기록이 삭제되도록 방침을 변경한다. 메시징 속도를 개선하고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 업데이트의 일환이다. 해당 업데이트는 상반기 중 마무리된다.
관련기사
- “카카오 도메인-상표 쓰지마” 가처분 신청2013.03.01
- 과도한 개인정보보호법, ICT 생태계 해쳐2013.03.01
- 카카오 정보보안 강화…“보안관 모셔요”2013.03.01
- 모바일 무료쿠폰 메시지 요금폭탄 주의보2013.03.01
이후에는 카카오 서버에 메시지 내용이 저장되지 않는다. 만일 법적 공방에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이 필요할 경우 사용자 본인이 직접 저장해 두어야만 증거로 제시할 수 있다.
그동안 경찰조사에 핵심적인 증거로 사용돼 온 카카오톡 메시지가 앞으로는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누리꾼들은 범죄수사를 위해 메시지 저장 기간을 6개월 가량 늘려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당연한 조치다 등 분분한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