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오늘부터 영업정지…2차전 발발

일반입력 :2013/01/31 08:16    수정: 2013/03/07 09:09

정윤희 기자

이번엔 SK텔레콤이 수비다. 우선은 경쟁사의 공격에 맞서 영업정지 기간 동안 최대한 가입자 이탈을 막는 것이 목표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의 서슬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방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31일부터 SK텔레콤의 영업정지가 시작된다. 지난 7일부터 30일까지 계속된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에 이은 것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내달 21일까지 신규 가입자와 번호이동 가입자를 모을 수 없다. 이 기간 동안에는 기존 가입자의 기기변경과 유선 상품 영업만 가능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31일부터 영업을 재개한다. 이미 영업정지가 끝남과 동시에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며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했다. 여기에 KT 역시 SK텔레콤의 영업정지를 LTE 시장 2위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LGU+ 영업재개, 고객 탈환 시작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4일간의 영업정지로 약 14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빼앗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LG유플러스가 확보한 순증 가입자 50만명의 28%에 달하는 수치다. 이들 중 60% 이상이 SK텔레콤으로 갈아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 LG유플러스가 영업 재개와 동시에 공격적인 가입자 탈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당초 예측보다 많은 수의 가입자가 이탈한 데다, LTE 시장 2위 자리를 넘보는 KT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LG유플러스가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영업정지 후 보조금 과다 투입은 없다”고 못 박긴 했지만, 일선 대리점, 판매점 등 유통현장에서는 예약가입 등을 받으며 영업 재개만을 기다려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빼앗긴 만큼 가입자를 되찾아오려면 보조금을 풀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영업정지 기간 동안 실탄(현금)을 장전하며 칼을 갈아온 만큼, 또 다시 물밑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T, 발등에 불…방어 집중

SK텔레콤은 방어태세다. SK텔레콤으로서는 이통시장 성수기로 꼽히는 졸업시즌, 입학시즌과 맞물려 증가하는 경쟁사들의 보조금 투입에 맞서야 한다. 이에 가장 먼저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기기변경 할인혜택 폭을 확대한 ‘착한 기변’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착한 기변’은 단말기 사용기간 18개월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대상 고객이 기기변경으로 LTE62이상 요금제나 청소년용 LTE 팅42 요금제로 가입할 경우 27만원의 단말기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멤버십 VIP 고객은 5만원 추가 할인도 받는다.

다만 착한 기변이 얼마만큼 경쟁사들의 공격을 막아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SK텔레콤이 충성도 강한 고객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는 해도, 경쟁사의 보조금 규모가 커질 경우 일정 수준의 가입자 이탈은 감내할 수밖에 지적이다.

LG유플러스에 이어 출시를 예고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역시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의 경우 영업정지의 영향으로 22일 동안에는 기존 고객만 가입할 수 있어, LTE 무제한 출시의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KT 역시 LTE 가입자 확보에 안간힘이다. KT는 내달 22일부터 시작되는 영업정지를 앞두고 최대한 가입자를 끌어 모으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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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영업정지를 기회로 삼아 각 사의 LTE 고객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다”며 “15만원짜리 갤럭시S3, 30만원대 아이폰5이 등장하는 등 영업정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랑 비슷한 수준으로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방통위는 영업정지 기간 중 불법 보조금 경쟁을 모니터링 중이다. 그러나 온라인 등에서 짧은 시간 올라왔다 사라지는 ‘스팟성’ 보조금을 모두 단속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영업정지가 시장 과열을 부추긴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