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의 진짜 승부처 '기업용 앱스토어'

일반입력 :2013/01/16 11:08    수정: 2013/01/16 13:45

윈도8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게 '플랫폼 주도권'을 되찾아줄 수 있을까. 업계선 초기 개인소비자 시장 반응을 근거로 실패를 점치는 비중이 늘었지만 MS는 아직 텃밭인 기업 시장을 겨냥해 보여줄 게 남은 듯하다.

앞서 회사가 대응 시기를 놓친 것으로 평가받은 모바일 플랫폼이 기업 환경에 녹아들고 있다.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활용이 늘면서 '기업 전용 앱스토어'의 필요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MS는 PC기반의 기업용 업무시스템 장악력을 바탕으로 여길 파고들 계획으로 보인다.

한국MS 개발자플랫폼사업본부(DPE)에서 플랫폼전략 자문을 맡고 있는 김재우 부장은 지난 15일 새해 IT트렌드 4대 키워드와 그에 대응할 기업들을 위한 5대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그런 전망을 내비쳤다.

김 부장은 현존 소비자기기들이 기존 PC만큼의 연결성과 보안성을 쉽게 지원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는데, 태블릿이 기업내 업무용 플랫폼으로 PC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에 흔히 간과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조직에서 업무용으로 새 단말기를 도입하는 데 과거엔 큰 문제가 없었다. 데스크톱을 책상에 설치하고 랜선만 꽂으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들고다닐 수 있게 된 노트북도 보안망에 등록하고 외부에서 접속을 허용하는 식으로 해결했다. 그런데 타사 운영체제(OS)를 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연결하려 들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일단 소비자용 제품들이라는 게 기업 전산환경의 변수를 확 늘렸다.

■기업 전용 앱스토어가 필요하다

현장을 들여다보면 소비자용으로 출시된 스마트폰과 태블릿 대부분이 윈도가 아니라, 앞서 구축해둔 라인오브비즈니스(LoB)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없게 됐다. 보안과 계정인증 프로세스에도 변수가 너무 많아졌다. 업무용으로 앱을 배포하고 관리하는 시나리오도 복잡해졌다. 이동성과 보안성을 함께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조직의 경우 자체 업무용 앱을 전사적으로 도입, 운영하기 위한 방법이 요구됐다.

즉 모바일기기가 콘텐츠 소비와 일상적 앱 사용에는 이미 최적화된 구성을 갖췄지만 업무영역에서 LoB 앱, 보안, 인증 등에 대응하긴 부족하다. 김 부장은 이를 '듀얼 퍼스널리티의 충돌'이라 표현한다. 듀얼퍼스널리티는 사용자가 한 단말기를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가리지 않고 쓰는 행태다.

기업들이 제각각 대응하긴 어렵기 때문에 '엔터프라이즈(전용) 앱스토어'란 해법이 필요하다. 기업전용 앱스토어 솔루션을 공급하는 곳이 8개 업체에 달하고 윈도8도 이 시장을 겨냥했다는 게 김 부장의 언급이다.

윈도8에도 '윈도스토어'라는 개인소비자용 앱 장터가 내장돼 있는데, 윈도8을 업무시스템으로 도입한 기업들은 그와 유사한 자체 앱스토어를 운영할 수 있다. 이 경우 다른 모바일 플랫폼 개발사와 달리, 업무용 태블릿과 PC에 돌아가는 앱 배포와 관리를 일원화할 수 있다. 몇몇 선도기업들은 윈도8 출시 이전부터 이런 유형의 솔루션을 자체 구축해 전용 앱스토어를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여전히 업무용 플랫폼 시장에 발을 딛고 선 모습이다. 컨슈머용 앱 장터인 윈도스토어 초기 앱생태계의 성장세가 둔하다는 지적에도 꿈쩍 않는 이유다. 하위호환성을 무기로 기존 OS를 도입한 기업 환경에 광범위한 재구매를 유발하고 기업 PC시장의 업무시스템 교체주기에 맞춰 신제품을 공급하는 전략은 대규모 조직 시장에 계속 유효한 전략으로 보인다.

당장은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MS의 PC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이고 대부분 기업내 업무시스템이다. 모바일기기가 조직 업무환경에 계속 도입되더라도 실제 업무에 쓰는 비중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김 부장은 특히 태블릿이 플랫폼 시장에서 현재 10%에서 오는 2016년 13%까지밖에 성장하지 못하고 업무에 활용하는 비중은 아직 4.2%에 불과하다는 전망치를 인용했다.

다만 이후 시장 상황이 MS에게 일방적으로 약속된 미래는 아니다. 네트워크효과로 대규모 조직과 거래하는 하부조직의 플랫폼까지 장악할 수 있을지, 자연스럽게 컨슈머시장 플랫폼까지 확산시킬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 동안 경쟁 플랫폼 업체들이 스스로 기업 시장을 염두한 연결성과 보안성을 제공할 수도 있고, MS 고객이 될 기업들이 직접 솔루션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 IT트렌드, 화두에서 검증단계로 전환 국면

이날 엔터프라이즈 앱스토어는 한국MS가 제시한 새해 IT업계 5대 시나리오가운데 하나다. 회사는 이와 더불어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와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의 결합, 플랫폼중심의 소프트웨어(SW) 에코시스템전략 확대, 멀티스크린 모바일플랫폼이 본격 진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클라우드컴퓨팅은 서버임대수준을 벗어나 탄력적 서비스플랫폼 수준으로 안정화를 이룰 전망이다. 멀티스크린 모바일앱 연결과 공유를 위한 기반기술로 정착된다. 빅데이터 도입 본격화에 맞물려 더 확산된다. 또 이미 클라우드컴퓨팅 분야는 사업자간 기술경쟁을 넘어 생태계 확보경쟁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멀티스크린모바일플랫폼은 여러 기기에서 돌아가는 앱을 클라우드로 연결해 한몸처럼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이다. 클라우드서비스 기술이 실용성을 갖추면서 모든 앱 개발에 필수 고려요소로 자리잡을 거란 전망이다. 플랫폼 파편화 문제 해법으로 HTML5 기술 활용이 가속된다.

윈도8이 정조준한 엔터프라이즈앱스토어 등장과 비즈니스앱 생태계가 출현한다. 소비자용 앱시장이 포화단계에 다가서면서 수익성을 높일 방법으로 비즈니스앱 활용, 배포, 관리를 전담하는 기업용 앱스토어 인프라에 관심이 커진다. '일상'과 '업무'라는 이질적 환경에서 복잡성을 해소하고 '듀얼퍼스널리티' 경향에 대응이 요구된다.

빅데이터는 이제껏 성공사례가 많지 않았다. 정형화된 데이터량이 많고 해석과 분석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BI와의 연계가 중시되는 배경이다. 모바일앱과 클라우드서비스까지 망라된 기술분야로 기존보다 더 전문적인 역량이 요구될 전망이다.

플랫폼중심의 SW에코시스템전략 확대 관측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소셜서비스가 다른 앱의 기반이 되는 현상에서 예상 가능한 흐름이었다. SW업체들이 이끌던 플랫폼비즈니스가 이제 자동차, 항공, 통신 등 계열화된 산업별로 선도 기업이 이끌며 발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플랫폼과 생태계라는 키워드가 기본적인 사업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5대 시나리오와 함께 꼽힌 주요 키워드는 모빌리티, 소셜, 클라우드, 빅데이터, 4가지였다. 2012년 8개 화두에서 절반으로 줄었는데 이는 사라진 게 아니라 다른 키워드와 이슈 단위에서 결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키워드는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디지털콘텐츠, 소셜서비스플랫폼, 스마트디바이스, 내추럴유저인터페이스, HTML5, 스마트워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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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규철 한국MS DPE 상무는 새해는 수년간 논의됐던 IT트렌드가 관련 산업이나 조직에서 실효성을 본격 검증받는 원년이라며 한국MS 역시 앱개발자 생태계 지원과 진화하는 플랫폼환경에 집중하고 기업 경쟁력 제고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4대 IT트렌드와 5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시장과 조직 이해, 서비스 적용을 위해 IT전문가 대상의 '이해와 토론' 방식, 기술임원과 개발팀장 대상의 '화이트보드 자문' 방식, 2가지로 플랫폼전략자문(PSA)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