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이모티콘이나 게임 아이템 등 인앱 결제액의 30%를 구글에 떼준다. 카카오는 이미 애플에도 30%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수익성이 약화되고 외산 플랫폼 종속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카카오 역시 플랫폼 기업으로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모바일 콘텐츠 생태계에 왜곡된 먹이사슬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가상화폐 ‘초코’ 결제수단이 지난 9일부터 구글로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국내 업체 다날이 카카오의 유일한 결제대행사(PG)로 초코 충전을 위한 모든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 구글이 구글플레이의 앱 다운로드와 앱 내부결제는 반드시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는 방침을 전달해왔고, 유예기간이 끝남에 따라 적용을 완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초코 충전 시에는 휴대폰·상품권 소액 결제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또 원화가 아닌 달러로만 결제가 가능한 점, 신용카드에는 비자 등 해외카드만 허용되는 점 등 불편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의 수익성 약화도 문제다. 카카오가 이전까지 다날에 지불한 수수료는 10% 수준으로 알려졌다. 구글에 30%의 수수료를 내면 그만큼 카카오의 수입이 줄어든다.
카카오가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고서야 파트너사인 국내 콘텐츠 업체들의 수수료는 자연스럽게 인상될 수밖에 없다. 이미 카카오는 IAP를 강제하고 있는 애플에 30%를 내주고 나머지 몫에서 콘텐츠 개발자와 5대5의 수익 배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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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다날과 구글 결제를 병행해왔기 때문에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엄청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당분간 카카오 수수료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카카오가 사업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고, 향후 이모티콘·게임 뿐 아니라 전자책·음원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에 초코를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라 정책 변동은 불가피하다. 국내 콘텐츠 생태계에 새로운 ‘플랫폼 먹이사슬’이 펼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