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통신사 돈 벌면 죄인가”

일반입력 :2012/11/07 18:42    수정: 2012/11/07 18:45

정윤희 기자

이석채 KT 회장이 정치권의 요금인하 압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모바일 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나 사회 전반적으로 네트워크를 홀대하는 분위기가 만연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7일 경기도 양평 새싹꿈터에서 열린 ‘꿈 찾기 캠프’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990년대 중반에는 정보화가 거대한 물결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홀대받고 있다”며 “지금 사회는 KT가 돈을 벌면 죄를 짓는 것 같이 본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정치권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이 민간기업인 통신사의 수익활동을 ‘죄를 짓는 것’으로 인식하고 요금인하를 강요한다는 주장이다.

대선주자들도 ‘통신비 인하’ 카드를 꺼내들며 통신사 압박에 나섰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가입비 폐지를 내세웠으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역시 기본료를 폐지하거나 대폭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구체적인 통신비 공약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현행 요금체계에 개선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회장은 “가수 싸이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듯 스마트시대가 되면서 기존에는 상품화되지 못했던 것들이 상품화되는데, 이 모든 것의 기반은 네트워크”라며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키우고 도전하는 네트워크는 통신사가 구축하는 최고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990년대 유선망을 중심으로 진행된 정보화 혁명보다 지금의 모바일 혁명이 훨씬 큰 물결”이라며 “(네트워크 홀대가 계속된다면) 현재 전력이 부족하다고 걱정하는 것처럼 나중에는 네트워크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SK와 LG그룹과의 경쟁 구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오너가 없는 기업 중) 재벌 기업과 경쟁하는 곳은 KT밖에 없다”며 “힘들고 어려운 재벌과의 경쟁에서 KT를 지킬 수 있는 것은 국민에게 받는 사랑과 협력업체 등의 동지가 많아지는 것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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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회장은 새싹꿈터를 방문해 서울 및 경기 지역아동센터 아동 40여명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회장은 “새싹꿈터를 건립하고 전국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의 교육격차 해소에 노력하면서 이와 같은 기회격차 해소는 KT 혼자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며 “이제는 사회공헌도 기업의 목표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공유가치 창출(CSV)로 변모해야 하며 이는 혼자보다는 협력을 통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