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KT? 보조금 전쟁 부활 서로 네 탓

일반입력 :2012/08/30 20:09    수정: 2012/08/31 12:01

정윤희 기자

이달 중순 들어 부활한 이통사 보조금 전쟁의 원흉을 놓고 KT와 LG유플러스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KT는 LG유플러스의 보조금 확대가 먼저로 이에 따른 가입자 방어였다고 강조했으며,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LTE 가입자 수가 적은 KT가 먼저 보조금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주장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경부터 이통3사 모두 최신 LTE폰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평균 60만원대 이상으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에 이통사가 지급한 보조금은 20만원대 내외였다.

당초 보조금을 올리며 경쟁을 촉발시켰다고 알려진 KT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KT는 “LG유플러스가 14일 오후 3시부터 LTE폰에 대한 보조금을 올렸다”며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정책 변경에 따라 KT 가입자가 빠져나가 부랴부랴 14일 저녁 보조금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는 LG유플러스가 갤럭시노트에 지원하던 요금할인(슈퍼세이브/슈퍼플러스) 금액이 기존 9만9천원에서 14일 오후 3시 이후 13만2천원으로 늘어난 것을 들었다. 여기에 같은 날 오후 또 한 번 13만2천원이 26만4천원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었으나 14일 오후 LG유플러스의 보조금 정책 변경으로 광복절(15일)을 지난 16일에만 3천700명 이상이 LG유플러스로 넘어갔다”며 “가입자 타격으로 대응 정책을 내놓음으로써 겨우 LG유플러스로의 이탈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우리가 시장을 과열시킬 이유가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KT가 14일 저녁 LTE폰의 보조금을 각각 15만원씩 올렸으며 이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대응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LTE 커버리지, 서비스, 단말기 등에서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는 상황”이라며 “LG유플러스가 먼저 시장을 과열 시킬 하등의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 역시 “현재로서는 KT가 먼저 시작했다고 파악하고 있다”며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져 보조금을 올리며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보조금 천정부지…이달 초 대비 3~4배 껑충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가 번호이동, 72요금제 선택시 갤럭시S3 LTE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77만원에 달한다. 갤럭시노트에는 최대 96만원, 베가레이서2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최대 113만원에 이른다. SK텔레콤의 경우 갤럭시S3 LTE에 66만원~70만원, LG유플러스는 약 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더욱 심하다. 최근 휴대폰 커뮤니티 뽐뿌에서는 KT 갤럭시S3 LTE의 할부원금이 27만원까지 떨어졌다. 출고가 99만4천원의 갤럭시S3 LTE 가격이 불과 약 한 달 만에 20만원대 후반까지 내려간 셈이다.

일반적으로 7~8월은 통신시장에서 비수기로 꼽힌다. 여기에 상반기 과도한 마케팅 경쟁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지난달 말 이후 이통 시장에는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보조금 경쟁이 한창 치열했을 때보다 오히려 더 금액이 늘어난 것 같다”며 “이달 초에만 잠시 자제하는 분위기였을 뿐 다시 시장이 혼탁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가입자 목표 달성 ‘비상’…내달 신제품-신규 위약금 도입도

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이 다시 보조금 경쟁을 시작한 이유로 연말 LTE 가입자 유치 목표 달성, 제조사들의 신제품 출시로 인한 재고 소진, 내달부터 도입되는 신규 위약금 제도 등을 꼽고 있다.

KT는 30일 LTE워프 가입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최단 기간 달성’을 내세웠지만 속은 바짝 타들어간다. 연말까지 400만명의 LTE 가입자를 모집한다는 목표치를 채우려면 남은 4개월 동안 200만명에 가까운 가입자를 새로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KT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가입자가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달로 예고돼있는 신제품 출시도 경쟁에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갤럭시노트2, 옵티머스G, 아이폰5가 내달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고 소진에 들어갔다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달 경 갤럭시노트2를 내놓기에 앞서 보조금 지원 규모를 늘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여기에 내달부터는 신규 위약금 제도도 도입될 예정이다. 일명 ‘위약3’라고 불리는 해당 위약금 제도는 2년 약정 기간 안에 휴대폰을 해지할 경우 28만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내놔야 한다.

관련기사

SK텔레콤과 KT는 내달 신규 위약금 제도 도입을 예고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며 현재로서는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홍대의 한 판매점 관계자는 “내달부터 새로운 위약금 제도가 도입되니 휴대폰을 바꾸려면 그 전에 하는 것이 좋다”며 “기존에는 남은 할부금만 내면 됐지만 이제는 약 30만원의 위약금을 더 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