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특허 침해여부로 삼성전자와 애플간 법정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이 싸움의 진정한 승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까지 애플과 삼성간 소송전을 타전해온 외신들은 이 상황을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을 MS가 이번 사건의 최대 수혜자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과 애플이 현재 선두 휴대폰 제조사고 MS는 순위권 바깥이지만 이들을 따라잡을 3위 이하 업체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회사다. MS는 애플과 삼성의 모바일 플랫폼과는 전혀 다른 '윈도폰'과 '윈도8' 운영체제(OS)로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사실 윈도폰은 2년 전부터 만들어왔지만 MS는 스마트폰 시장에 제대로 자리를 못 잡았다. 그간 애플은 고유 플랫폼 iOS를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만들어왔고, 지난 몇년간 삼성의 모바일 전략은 안드로이드 위주였다. 그런데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 최대 제조사인 삼성을 겨냥해 특허 소송에서 '대승'을 이끌어냈다. 이는 항상 일정한 특허분쟁 부담을 안고 있던 안드로이드 단말 제조사들에게 어떤 '대안'을 찾도록 유도할 것이란 풀이다.
이를 보도한 미국 지디넷 MS 전문 블로거 마리 조 폴리는 애플이 미국서 삼성전자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판결을 받아낸 지난 25일 오늘 윈도폰이 엄청나게 탄력받는다고 평한 IT블로그 테크크런치 소속 MG시글러의 트위터를 인용했다.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이 특허 문제에서 '법적으로 안전한' 대체 OS로 MS의 플랫폼을 찾아올 것이란 암시다. 애플과의 소송에서 패소한 삼성의 다음 차례는 자신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더이상 안드로이드를 '공짜'로 인식하기 어렵게 만든다. 오픈소스 OS지만 특허 라이선스료를 내야 하는 부담을 떠안을 경우 공짜라는 장점이 상쇄될 수밖에 없다. MS는 이미 회사가 보유한 특허로 삼성, LG, HTC, 모토로라 등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에게 라이선스료를 받아내고 있다.
애플과 삼성은 국내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서로 각자 보유한 특허를 경쟁사가 침해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재판이 벌어진 지역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나오고 있어 다른 나라에서 진행중인 추가 소송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4일 우리나라에서 양사가 제기한 특허침해소송 15건가운데 12건이 삼성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삼성이 애플의 특허 1건을 침해해 2천500만원을 배상하고 갤럭시S와 S2, 넥서스S, 갤럭시 호핀, 갤럭시K, 갤럭시에이스 등 단말기 12종 판매를 중단하라고 했다. 또 애플에겐 삼성 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4천만원을 배상하고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패드1과 2 단말기 판매 중단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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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 25일 미국서는 애플측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새너제이법정에서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삼성이 애플 특허를 침해했기에 배상금 10억5천만달러를 내줘야 한다고 평결했다. 일각에서는 이 평결에 대해 애국심의 발로라는 지적이 나왔는데, 배심원 9명중 한 사람인 마누엘 일러건은 삼성측 패인 2가지로 '애플의 기능을 넣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오간 삼성 임원 이메일이 준 느낌'과 '증언을 한국에서 보낸 동영상으로 대체하면서 1가지 질문에 답하지 않아 회피했다는 인상'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오는 31일 일본서도 양사 특허전쟁의 승패가 갈린다. 도쿄지방재판소가 손해배상을 포함한 최종판결에 앞서 특허침해여부에 대한 판단을 보이는 중간 판결 일정이다. 비교적 삼성쪽 입장이 반영된 국내 판결과, 일방적으로 애플에 유리하게 끝난 미국 판결 이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서 진행되는 재판들의 판결이 애플측에 유리할수록 안드로이드의 이탈과 MS의 어부지리도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