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공개된 휴대폰 데이터 요금폭탄을 맞은 사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LG유플러스가 데이터상한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한 요금을 부과했다는 주장과 사전에 고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데이터를 사용한 고객의 잘못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3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휴대폰 요금 247만원이 나왔습니다’는 제목의 글이 등록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이용자 A씨는 지난 6월 본인 명의로 LG유플러스 갤럭시 네오를 개통해 베트남 신부 B씨에게 줬다. 당시 요금제 자유로 개통했고, 판매점으로부터 스마트폰의 경우 요금제 자유로 개통하면 데이터 사용시 요금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고지를 받았다.
그러나 B씨는 그 스마트폰으로 베트남 사이트에 접속해 드라마나 동영상 등을 시청했다. 결국 6월 사용 데이터가 4GB를 넘어서며 330만원의 통신요금이 청구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으나 데이터 사용량에 대한 경고 문자를 여러 번 보냈다며 청구된 요금은 다 내야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실랑이 끝에 약 90만원의 요금을 깎았지만 여전히 내야 할 요금으로 247만원 가량이 남았다.
A씨의 지인을 자처한 게시자는 “SK텔레콤이나 KT에는 월 15만원의 데이터상한제가 있는데 LG유플러스는 이를 도입하지 않았다”며 “247만원의 요금은 비상식적이며 LG유플러스는 15만원의 요금만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어린이에서부터 노인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가 되면서 데이터요금폭탄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할 장치가 필수”라며 “거의 비슷한 품질의 통신서비스를 이용했는데 요금이 두 곳은 15만원 한 곳은 수백, 수천만원이라면 이러한 불공정, 불합리한 약관은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현재 원글에 달린 댓글에는 사정은 딱하지만 고객의 부주의로 요금폭탄을 맞아놓고 이통사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의견과 LG유플러스에도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격렬한 논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누리꾼 카이프(hollyf****)는 “상식적으로 대리점에서 자유요금제 쓰면 데이터 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안내를 하고 문자도 보냈는데 자기 자신부터 주의하지 않아놓고 왜 따지는지 모르겠다”며 “애초에 스마트 요금제를 썼다면 2만5천원에 끝날 것을 왜 비싸다는 말을 듣고도 쓴 것이 통신사 잘못인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흙흙흙(gosu****)은 “SK텔레콤이나 KT의 데이터 상한제 역시 부가서비스로 가입해야 하는 것인데 마치 LG유플러스만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처럼 글을 썼다”며 “소비자는 권리만 가진 것이 아니라 상품을 소비할 때 거기에 맞는 의무나 인식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부주의에 따른 대가라도 과도하다”는 의견이 있다. 쓴 만큼 내야하는 것은 맞지만 요금제와 약관 자체가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설계됐다는 주장이다.
kianu(mr-b****)는 “자유요금제 자체가 소비자를 우롱하기 좋게끔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자유요금제도 약정 요금제와 비교해 데이터 요금을 약간 더 부과해야지 사채이자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요금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전에 고객에게 데이터 요금에 대해 인지시킨 상태인데다, 중간에 문자로 데이터 사용량에 대한 안내를 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요금폭탄을 방지하기 위해 과도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경우 실시간으로 5천원 단위, 1만원 단위로 문자를 발송해 고지를 하고 있다”며 “게시물 같은 경우 판매점에서 데이터 요금 발생에 대해 설명을 해준데다 문자로 고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계속해서 데이터통신을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에는 데이터 상한제도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부 틀린 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라이트, 오즈 브라우저 등을 쓰는 WAP 인터넷에는 월 15만원의 데이터 상한제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해당 게시글 사례의 경우 B씨가 오즈 브라우저를 이용해 과금된 700만원의 요금에 이미 데이터 상한제가 적용돼 695만원의 요금 감면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반 웹브라우저를 활용한 모바일 인터넷에는 데이터 상한제가 없다. 웹브라우저를 이용한 모바일 인터넷 사용에 데이터상한제를 도입하지 않은 이유로는 LG유플러스가 사용 중인 3G(CDMA) 네트워크 대역폭 자체가 경쟁사보다 적기 때문과 ‘과다트래픽 사용자’을 들었다.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요율은 추가 데이터 1KB 당 0.015원이다.
이 관계자는 “모바일 웹브라우저를 이용한 데이터 사용에 상한제를 도입하면 이를 악용하는 고객이 생길 수 있다”며 “망 상황이 경쟁사와 비교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15만원에 데이터를 무제한 쓰는 이용자가 생기면 다른 고객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생각지도 못한 요금폭탄을 막기 위해서는 일반 자유요금제가 아닌 스마트폰 정액요금제를 쓸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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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LTE 정액요금제에는 월 9천900원(VAT 포함)의 ‘LTE안심옵션’ 상품을 추천하기도 했다. 해당 옵션은 요금제 제공 데이터 초과시 추가 과금없이 웹서핑 등이 가능한 속도(최대 400Kbps)로 자유롭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그는 “이 경우 데이터를 사용해 베트남 사이트에 접속했기 때문에 LG유플러스도 베트남 이통사에 발생한 접속료에 대한 비용을 내야 한다”며 “현재 고객센터에서 고객케어 차원에서 할인을 해주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무조건적인 감면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