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만드는 새 운영체제(OS)를 놓고 그 개발 방향에 아쉬움을 표하는 사용자들이 적지않게 있다. 윈도8 시험판이 디벨로퍼프리뷰(DP), 컨슈머프리뷰(CP), 릴리즈프리뷰(RP), 3번에 걸쳐 완성도를 높여왔지만 모든 이를 만족시키진 못했단 이야기다. 사실 윈도8에 불만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그 불안정함이나 작동상의 오류와 별 관련이 없다.
윈도8에 아쉬운 점으로 꼽히는 요소들은 야심차게 도입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터치스크린뿐아니라 마우스로 다루는 방식, 이를 굳이 쓰지 않고도 데스크톱 화면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 여부, 새 환경에서 주요 특성으로 꼽히는 다중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제어 기능을 쓰기 위한 제약, 회사가 개발자들에게 제시했던 프로그래밍 언어 선택상의 자유가 그 의미를 달리한 점 등이다.
이밖에 새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지원한다는 어도비 플래시의 작동방식과 실버라이트 지원여부, 경쟁사 플랫폼처럼 간편하게 작동중인 화면을 저장할 수 있는 방법, 출시지역마다 현지 사업자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의 정식 지원 일정, 클라이언트 버전 윈도와 함께 개발중인 새 윈도서버 OS에 관한 의문점도 불거져왔다.
MS는 이상의 사용자 의견과 질문에 대해 비교적 자세한 설명을 제시했다. 지난주 방한한 MS의 윈도8 사용자경험(UX) 부문을 총괄하는 프린시펄 프로그램 매니저 리드, 차이타냐 사린과 주고받은 대화를 1문1답으로 정리했다.
[연재순서]
③윈도8 아쉬운 점, MS에게 물으니…
-기존 데스크톱 앱을 윈도8에서도 설치해 쓸 수 있는데, 시작 단추와 함께 시작 메뉴가 사라진 뒤 새로 설치한 프로그램 아이콘이 메트로UI 화면에 타일로 추가된다. 이게 너무 많아 폴더처럼 한 곳에 몰아넣어 주면 좋겠다는 반응이 있다
이전까지 윈도 시작 메뉴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하려면 단추를 누르는 것 외에도 하위 항목을 열어 들어가기 위해 4~5단계 이상을 거쳐야 했다. 실행 항목을 잘못 선택하거나 화살표가 위치를 벗어나면 이를 반복해야 했다.
그런데 메트로 시작화면은 이전(윈도7까지의 바탕화면)보다 조작하고 관리하기 쉬워졌다. 바탕화면에 그 타일로 추가된 아이콘들에 대해 마우스 오른쪽 단추를 눌러 보이지 않게 할 수 있다. 그 상태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실행하려면 참 메뉴에서 검색하면 된다.
또 이를 데스크톱 앱의 작업 표시줄에 추가해 놓고 실행되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윈도8 시작 화면은 많은 타일이 생기더라도 (메트로 화면이 수평으로 무제한 늘어나는 식으로) 여유공간이 많아 문제가 덜하다.
- (메트로UI 화면 여백에서 마우스 왼쪽 단추는 아무 기능이 없음을 지적한 뒤) 그렇게 수평으로 늘어지는 메트로UI 화면을 마우스로 이동할 때 꼭 화면 아래 스크롤바를 잡고 이동해야 하나. 터치스크린 조작처럼 라이브타일이 없는 빈 곳을 짚어 움직여도 되지 않나
좋은 질문이다. 우리는 인체공학적으로 어떤 스크롤(화면 이동) 방식이 쉽고 좋을지 고려해야 했다. 마우스로 화면 아래 스크롤바를 쓰지 않더라도 휠을 굴리거나 좌우변에 화살표를 대면 터치스크린처럼 옮아다닐 수 있다.
터치스크린은 '포인팅'과 '제스처', 2가지 다 잘 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마우스로 터치스크린처럼 제스처를 하려면 많이 움직여야 한다. 대신 터치스크린보다 더 정밀한 포인팅이 가능하다. 우리가 윈도8을 설계시 고민한 부분이 있다. 각 인터페이스마다 입력방식의 고유한 강점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아예 윈도8에서 메트로UI를 안 거치고 곧장 데스크톱 모드로 시작할 수는 없을까
기본 시작 환경은 메트로스타일 화면이다. 키보드에 있는 윈도 로고 키를 누르면 메트로UI와 데스크톱을 바로 전환할 수는 있다. (초기 MS가 배포한 시험판 윈도8 DP 버전은 레지스트리 조작을 통해 메트로UI를 아예 쓰지 않고 기존 윈도 시리즈와 같은 데스크톱 모드에 바로 진입하는 방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막힘)
-동시에 2개 앱을 함께 켜는 '스냅' 기능은 편리해 보이지만 화면 해상도가 일정 수준보다 커야 한다. 이걸 시스템 설정 조작으로 강제 사용할 수 있었는데 (윈도8 CP 버전부터) 왠지 막혀버렸다
최신 기기 해상도는 스냅 기능을 문제 없이 쓸 수 있도록 점점 높아가는 추세다. 스냅 기능을 1366x768 화소 이상이어야 쓸 수 있게 했다. (윈도8 최소 해상도인 1024x768 이란 값은 스냅 상태일 때 분할된 화면의 큰 부분과 일치함)
제한한 주 목적은 윈도8 앱 개발자들이 특정 해상도에서 돌아갈 것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게 돕는 거다. 개발자들이 앱 사용자 환경을 일정한 틀 안에서 접근해 그 단말기 해상도에 최적화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래야 개발자 입장에서 더 파워풀한 디자인을 할 수 있다. 그 앱이 스냅 상태건 전체화면 상태건 알맞은 해상도 환경이길 바란다.
-빌드 컨퍼런스 당시 개발자들에게 실버라이트와 XNA를 활용해 윈도폰7, 윈도8, 웹, X박스 등을 함께 지원하는 N스크린 앱개발 시나리오가 소개됐다. 얼마전 등장한 윈도폰8 아폴로 이후 실버라이트와 XNA 기술은 권장되지 않는 것 아닌가
지난달 윈도폰8 아폴로를 선보임으로써 개발자들이 폰, 태블릿, PC 등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앱을 더 쉽게 만들 가능성을 제시했다. 점차 (N스크린 앱개발을 위한) 다양한 길이 열리고 시간에 따라 구체화될 것이다. 개발자들에게 기존에 써온 익숙한 언어를 활용할 여지가 많다. HTML5, CSS, 자바스크립트같은 웹기술, 또 C++과 다이렉트X같은 네이티브 개발 기술을 쓸 수 있다.
윈도8만 해도 다양한 툴이 제공되고, 윈도폰8과 연계시에도 균일하게 확대되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윈도폰 개발시 실버라이트와 XNA를 권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폴로 버전 업데이트의 취지는 어떤 언어든 포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윈도폰 개발자들이 앱을 어떤 (언어) 코드로 개발하느냐에 따라 장단점이 상쇄되는 효과는 있을것이다.
-메트로 환경의 IE10 브라우저는 일부 웹기반 플래시 동영상을 보여줄 수 있게 만들었다던데, 실버라이트 기반 콘텐츠에 대해서도 그런 지원이 계획돼 있나
MS는 지난해 9월 윈도8 메스로스타일 IE가 플러그인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 뒤 제품에 대한 많은 피드백들이 있었고, 이번에 그 일부를 반영한 RP버전을 내놨다.
메트로스타일 IE는 모든 플래시 콘텐츠를 보여주는 게 아니다. MS와 사전 협의한 주요 사업자의 사이트에 안해 동영상같은 일부 콘텐츠 형식에 대한 재생만 가능하게 돼 있다. (엄밀히 말해 이 플래시 지원 기능은 통상적인 플러그인 방식이 아니란 얘기)
아직까지 실버라이트 지원에 대해서는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메트로 IE 브라우저에서 모든 플러그인을 배제하고 표준 웹기술을 지원하는 게 방침이다.
-국내 사용자들은 윈도8에서 날씨, 지도, 비디오, 뮤직 앱을 지금 마켓에서 설치는 할 수 있지만 거의 이용할 수 없던데, 이처럼 지역사업자들과 협의가 필요해 보이는 서비스가 언제부터 될까
'날씨'는 현재 빙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수준으로 활용 가능하다. 한국의 기상정보는 지역사업자 ‘케이웨더(Kweather)’와 포레카(Foreca)사이트에서 제공받고 있다. 지도나 비디오와 뮤직 서비스는 해당 서비스 업체들과 협의중이다.
-MS는 지금껏 클라이언트 버전의 윈도8에 대한 소식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같이 만드는 윈도서버2012는 어떤지, 윈도8과 윈도서버2012 개발팀이 별개로 운영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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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서버2012에도 메트로UI가 들어간다. 일단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윈도8과 기능상 동일하다. 다만 윈도서버2012에는 서버와 관련된 앱이 더 많을 것이다. 참(Charm) 메뉴에 공유 기능이 없다는 차이점도 있다. 전반적으로 서버 OS에 맞춰 최적화되면서 서버 관리자의 전문 업무를 지원할 것이다.
윈도8 개발팀과 윈도서버2012 개발팀은 협업하고 있지만 별개 부서로 운영된다. 제품의 수요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서버 그룹은 서버 시장에 최적화된 업무를 하고, 우리 팀은 가능하면 (클라이언트와 서버 버전 윈도) 양쪽이 만드는 OS가 일관성을 갖추길 원한다. 다만 서버 역할에 맞춰 시스템 관리자나 서버 관련 업무 담당자들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구현하면서 최종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