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리눅스 소스코드 개발에 많이 참여한 기업 명단이 발표되는데 여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름을 올려 화제다. 오픈소스 진영과 오랜 적대관계에 있었다고 알려진 MS가 리눅스 개발에 한 몫 하고 있다는 사실은 뜻밖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미국 지디넷은 지난 3일 리눅스 재단이 공개한 소스코드 기여도가 높은 기업주체 명단을 인용해 레드햇, 인텔, 노벨처럼 흔히 보였던 이름 사이로 MS가 돋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런 현상은 리눅스 운영체제(OS)가 모바일, 임베디드, 클라우드 등 빠르게 성장하는 새 기술분야에 빠른 확산을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지디넷은 MS가 이전부터 리눅스에 상당히 기여해왔고 특히 가상화 기술인 하이퍼V 하이퍼바이저 드라이버 부분에 주된 공헌자라고 지적했다. 하이퍼V는 MS의 64비트 하이퍼바이저 기반 가상화 환경으로, 경쟁관계인 VM웨어 기술과 레드햇의 커널기반가상화관리자(KVM) 등에 맞서는 기술이다.
보도에 따르면 MS는 자사 가상화 기술을 써서 윈도서버2008R2 인스턴스에서 리눅스를 돌리는 것과 리눅스 인스턴스에서 윈도2008R2를 돌리는 것, 2가지 다 구현하려한다. 이제까지 노벨, 수세와 협력해 수세리눅스 쪽에 이런 작업을 해왔다.
리눅스 재단은 MS가 다른 리눅스 공헌 기업들 사이에서 17위로 처음 목록에 올랐음을 밝히고 이 회사는 한때 리눅스를 암적 존재에 빗댔지만 이제 그 가상화 역량과 고객들을 지원하는 협력적 개발 모델을 통해 (리눅스와) 함께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그 이유는 리눅스가 엔터프라이즈와 모바일 컴퓨팅 시장, 양쪽에서 의존도 높은 운영체제(OS)로 자리잡아 곳곳에 존재하는 위상을 얻었기 때문이라며 MS는 분명히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소속 개발자들이 주도
재단이 공개한 목록에 따르면 '무명(None)'과 '미상(Unknown)' 그룹을 포함한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커널 변화량 60%를 주도했다.
상위 10개 기업명(커널 변화량 기여도)은 1위 무명(17.9%), 2위 레드햇(11.9%), 3위 노벨 수세(6.4%), 4위 인텔(6.2%), 5위 IBM(6.1%), 6위 미상(5.1%), 7위 컨설턴트(3.0%), 8위 오라클(2.1%), 9위 학계(Academia)(1.3%), 10위 노키아(1.2%)로 기록됐다.
이들 대부분은 회사 차원에서 업무상 필요에 따라 보수를 받고 일하는 엔지니어들이라고 재단측은 지적했다. 리눅스를 '기술애호가들이 부모님 집 지하실에서 취미용도로 만든 OS'라 여기는 분위기는 사라지는 추세며 레드햇처럼 10억달러대 매출을 거두는 대기업 소속 프로그래머들이 리눅스 개발자로 투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 컴퓨팅 플랫폼으로
또 재단은 보고서에 삼성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같은 모바일과 임베디드업계에 유명한 회사가 최근 몇년새 참여수준을 빠르게 끌어올렸다며 이들이 커널 소스코드에 하드웨어 지원 부분만 덧붙이는게 아니라 메모리 관리나 스케줄러같은 핵심 커널 영역을 강화하는 일에도 더 노력을 보인다는 점은 눈여겨볼만하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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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지디넷은 최근 안드로이드가 공식적으로 리눅스 커널 메인영역에 일부분 투입되기 시작한 일을 언급하며 삼성과 TI와 구글이 올해 더 거대한 리눅스 커널 공헌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아만다 맥피어슨 리눅스 재단 마케팅 및 개발자서비스 담당 부사장은 더 많은 개발자와 기업들이 모바일, 임베디드, 클라우드 등 영역에서 특히 미래 컴퓨팅 플랫폼인 리눅스에 이전보다 더 많이 기여하고 있다며 참여 증가는 리눅스의 힘이 새로운 시장 기회를 빠르게 얻고, 낮은 비용과 장기간 지속되는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