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을 중단한 전자책 단말기 '쿠리어'를 본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등장해 화제다. 실제로 쿠리어 개발을 맡았던 전 MS 직원이 해당 앱 개발팀과 관계가 있다.
미국 지디넷은 29일(현지시각) 피프티스리(53)란 앱개발사가 만든 아이패드용 콘텐츠 제작 앱 '페이퍼'가 전직 MS 쿠리어 및 X박스 디자이너 겸 개발자의 주도로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쿠리어는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기 전부터 MS가 준비해온 멀티터치 듀얼스크린 태블릿PC다. 7인치 크기 디스플레이 한쌍을 나란히 붙여 소책자처럼 접고 다니다 펴서 볼 수 있는 구조라 '프랭클린플래너' 같은 일정관리수첩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복잡한 그래픽 애플리케이션을 돌리는 멀티미디어 태블릿이나 책을 두 화면에 띄워 볼 수 있는 전자책 용도 등으로 아이패드와 경쟁을 예고했지만 결국 출시되지 않았다. 맨손 멀티 터치 조작과 함께 펜 입력 방식에도 초점을 맞췄다.
보도에 따르면 MS에서 쿠리어 개발 책임자로 일했던 엔지니어 J 알라드는 아이패드용 페이퍼 앱 개발사 피프티스리를 후원했다. 이 과정에 접고 펼 수 있는 듀얼스크린과 터치펜 입력 등 쿠리어를 연상시키는 특징을 반영한 모양이다.
페이퍼는 아이패드 화면을 도화지삼아 붓이나 연필, 펜을 골라 선을 긋고 물감을 칠해 그림을 그린 다음 결과물을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시연 영상을 보면 그리기 위한 입력도구로 터치펜을 사용하며 사용자가 남긴 그림들을 가상의 스케치북 단위로 묶어 보관할 수 있는데 그림을 열어볼 때 접혔던 종이가 좌우로 펼쳐지는 시각 효과를 보여 준다.
사실 페이퍼가 쿠리어를 연상시킨 최초의 아이패드 앱은 아니다.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뒤 지난 27일 앱스토어에 공식 출시된 '탭포즈(Tapose)' 1 버전은 아예 쿠리어처럼 콘텐츠를 좌우 화면으로 나눠 표시하는 노트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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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쿠리어를 준비중이라고 알려진 시점은 지난 2009년 9월이다. MS는 이후 별다른 소식을 내놓지 않다가 지난 2010년 4월말 이를 포기했다.
MS가 쿠리어 출시를 포기한 배경은 그해 1월 출시된 애플의 첫번째 아이패드가 큰 인기를 모아서란 일각의 분석도 있었다. 반면 실제 모습을 드러낸다면 쿠리어가 아이패드를 제치고 태블릿PC 업계를 견인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