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침체된 듯 보였던 오픈소스 리눅스 사업을 재정비한다. 관련 사업부를 신설하고 이르면 올하반기 구체화된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국내 서버용 리눅스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의미있는 비중을 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5일 이홍구 한컴 대표는 올해 사업 계획과 실적 목표를 제시한 현장에서 기존 리눅스 OS 사업을 다시 가다듬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해 7월 내놓은 서버용 OS '아시아눅스 서버 4' 후속 사업계획에 관한 질문에 답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발표한 (서버용) 아시아눅스 4.0 버전을 더 확대해 발전시키기 위해 현재 새로운 사업부를 소규모로 갖췄다며 올하반기 이후 기업 전략을 제시할 자리가 있다면 반드시 오픈소스 사업에 관련된 내용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컴은 이날 올해 전략상 오피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모바일과 클라우드, 이북(앱북)에 집중한 뒤 전략 사업으로 오픈소스 리눅스를 바라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2월 사업계획 발표 현장에서 한컴은 현재 리눅스 서버에 대한 핵심역량을 갖췄다 보고 그 활용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향후 계획이 구체화되면 기회를 마련해 따로 발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기준으로 향후 3~6개월간 ▲국내서 리눅스 서버 사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회사의 미래 핵심역량으로 삼을 수 있는지 ▲기업 입장에서 충분한 지원과 투자가 가능한지, 3가지 측면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그로부터 약 5개월뒤 나온 아시아눅스 서버 4 버전은 결국 그런 신중함의 결과물로 비친다. 검토 결과가 어느정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왔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이는 지난 2007년 아시아눅스 3.0 버전이 나온지 4년만에 등장한 것이라 눈길을 끌었다. 앞서 한컴이 별다른 성과나 기술적 진화 등 소식을 거의 알리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아시아눅스는 미국 레드햇, 유럽 수세 등 지역권마다 규모가 큰 리눅스 플랫폼을 아시아지역에도 갖춰보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한컴(당시 한소프트)은 지난 2005년 하반기 중국 홍기소프트웨어, 일본 미라클리눅스, 2개 기업이 먼저 시작한 프로젝트에 몇달 뒤 합류했다.
3사는 그해 아시아눅스 2.0을 공개했다. 2년 뒤인 2007년 아시아눅스 3.0이 나왔을 땐 당시 하드웨어 파트너로 한국썬과 제휴하기도 했다. 베트남의 비엣소프트웨어를 4번째 협력사로 맞아들였다. 시만텍, 아크로니스 등 글로벌 기업이 공식 지원하는 리눅스 배포판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몇년새 국내 아시아눅스 관련 사업은 시들해졌다. 한컴이 지난 2009년 일반 기업 사용자를 대상으로 리눅스 활용 무료 교육을 진행한 것이 고작이다. 기대를 걸었던 정부 프로젝트 등 일부 공공시장 외에 성과는 크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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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이 그로부터 2년만인 2011년, 신기술을 적용한 서버용 리눅스를 내놓은 게 뜻밖인 까닭이다. 업계는 당시까지도 한컴이 소극적 행보를 이어온 리눅스 사업을 지속할 것인지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 올해 이후 한컴이 리눅스를 포함한 오픈소스 사업부문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에 관심이 모인다.
이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200곳을 넘었던 리눅스 벤처가 거의 없어지고 한컴이 보유한 '아시아눅스' 엔터프라이즈 OS가 거의 유일하다며 아시아눅스 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상생발전 프로젝트까지 감안해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