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인터넷 이용자의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그동안 인터넷 기업들이 타겟광고에 활용하기 위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대표적 IT 기업들도 사생활 보호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미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인터넷 기업들에 이용자의 개인정보 관리방침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 형태의 ‘소비자 사생활 권리장전(Consumer Privacy Bill of Rights)’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소비자들은 온라인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규정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소비자들은 어떤 기업이 자신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통제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가이드라인의 골자로 인터넷 업체가 웹브라우저 상에 추적방지 기술을 도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네티즌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추적 금지(Do Not Track)’ 버튼을 누르면 손쉽게 개인정보 수집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핵심이다.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AOL 등 인터넷 기업들은 이날 이용자가 온라인 개인정보 추적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추적방지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광고업계도 이용자들의 검색 정보를 함부로 기업에 넘기지 못하도록 하는데 동의했다.
가이드라인은 법적인 강제력이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백악관이 의회를 상대로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어 관련 법안이 제출될 가능성도 있다. 미 상무부는 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인터넷 업계와 공동으로 구체적인 사생활보호 규정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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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규정이 시행되면 추적방지 기술 도입을 약속한 기업이 이를 위반했을 경우 연방무역위원회(FTC)로부터 제재를 당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다.
미 소비자 단체들은 백악관이 내놓은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에 “좋은 첫 걸음”이라며 즉각적인 지지를 표시하면서 앞으로 가이드라인이 예정되로 실행되는지는 계속 감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