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으로 '카카오톡' 서비스 나오려면…

일반입력 :2012/02/22 10:08    수정: 2012/02/22 10:17

서버와 브라우저 사이에 실시간 양방향 통신을 구현하는 '웹소켓' 표준이 업계에 이름을 알리는 추세다. 다만 최신 PC브라우저가 필요하다는 제약때문에 실제 웹서비스에 도입된 사례를 찾긴 어렵다.

이에 한 해외 벤처업체가 비표준 PC 브라우저와 모바일 환경까지 지원하는 웹소켓 서비스 기술을 만들었다. 이를 쓰면 여러 사용자 환경에서 카카오톡, 스카이프, 페이스타임같은 실시간 양방향 통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웹서비스를 만들수 있게 된다.

해당 기술을 선보인 주인공은 서버용 게이트웨이 솔루션 개발사로 이름을 알려온 '카징'이다. 이 회사는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과 인터넷엔지니어링태스크포스(IETF)같은 국제 표준화 기구 활동에서 서버, 클라이언트에 구현되는 웹소켓 표준 개발에 직접 참여한 이력이 있다.

웹표준 교육, 컨설팅업체 미래웹기술연구소는 카징과 제휴를 통해 회사가 제공하는 웹소켓 솔루션 '카징 웹소켓 게이트웨이'를 국내 시장에 독점 공급한다고 21일 밝혔다.

마뉴엘 호프만 카징 비즈니스개발 담당 부사장은 카징 웹소켓 게이트웨이는 서비스에 접속한 사용자 환경이 최신 웹기술을 지원하지 않더라도 웹소켓이 지원되는 브라우저에서처럼 실시간 양방향 통신 기능을 구현해 준다며 서비스에서 불러온 자바스크립트 코드(모듈)가 카징 솔루션을 에뮬레이션(흉내내기)하는 방식으로 오래된 비표준 브라우저뿐 아니라 모바일 브라우저에도 대응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카징 솔루션을 도입한 서비스에서 해당 자바스크립트를 지원하는 브라우저는 웹소켓이 안 통해도 호환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단 PC용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오페라, 파이어폭스, 사파리, 크롬뿐 아니라 iOS, 안드로이드 등이 해당된다. 자바스크립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를 찾긴 쉽지 않다.

■웹의 실시간 통신 한계

조만영 미래웹기술연구소 대표는 엄밀히 말해 국내서도 카징 솔루션과 비등한 성능을 제공하면서 웹기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구현하는 사례가 없진 않다면서 그러나 그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관리비용이 훨씬 방대해 사업자에게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웹소켓을 쓰지 않으면 HTTP 환경에서 '띄엄띄엄' 이뤄지는 데이터 송수신을 거의 연속적인 것처럼 만들기 위해 무겁고 복잡한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와 미들웨어 구조에 의존해야 한다. 이를테면 '자바메시징서비스(JMS)'나 '확장메시징 및 프레즌스프로토콜(XMPP)'같은 기술이 필요하다. 실제 업계가 널리 사용중이다. 문제는 실시간 서비스를 흉내내기 위해 적잖은 서버 자원이 낭비되고 효율과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HTTP 환경에서 실시간 반응을 구현한 구글, 야후 등의 검색창이 발생시키는 데이터량이 네트워크 인프라 측면에 부담을 주는 단적인 사례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써넣을 때마다 해당 문자열에 대한 연관검색어가 함께 뜨는 서비스만 놓고 봐도 카징 솔루션과 기존 미들웨어 방식의 데이터 송수신량이 수십~수백배 차이를 보인다.

조 대표는 검색창에 1자 쓸 때마다 야후 서버는 해당 글자 길이 '1바이트'와 별개로 1천737바이트를 더 처리하고 더 잘 최적화된 구글에서도 788바이트를 더 처리한다며 이런 부하 발생이 기존 폴링 방식의 단점인데, 카징 의 기술을 적용하면 추가 처리 데이터는 1바이트로 끝난다고 강조했다.

■카징 웹소켓 게이트웨이

카징은 운영측면에서 네트워크 부하를 줄이고 서버 운영에 드는 에너지, 관리 역량, 데이터센터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HTTP 환경에서 아무런 내용 없이 따라붙는 '헤더'를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 효율을 2천배 높일 수 있으며 인프라 비용도 5배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카징 솔루션을 도입한 일본의 한 웹서비스 업체는 통상 사용자 10만명 규모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중이던 서버 1천대를 38대로 줄인 사례를 제시했다.

서비스 개발자 입장에서도 여러 브라우저 환경에 별도로 대응할 문제를 줄일 수 있어 개발, 최적화, 배포 속도에 이득이다. 자바, 플래시, 실버라이트 등 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RIA)과 혼용할 수 있어 반드시 기존 서비스를 HTML5 표준 기반으로 뜯어고칠 필요도 없다는 설명이다. 브라우저에 특정 API를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에 노드JS같은 서버측 자바스크립트 기반의 구현방법보다도 더 많은 사용자 환경을 아우를 수 있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현재 카징의 HTML5 기반 웹소켓 게이트웨이 SW는 기간, 기능 제한 없이 무료로 제공된다. 개발자들이 테스팅과 시범 구현을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에 한해 동시에 50대까지 접속할 수 있는 버전이다. 본사는 서비스 개발사들에게 활용방식을 제시할 목적으로 주식정보현황과 단말기를 뛰어넘어 연동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시연했다.

■실시간 웹의 잠재력

시연된 주식정보현황은 웹기반으로도 실시간 갱신되는 주가현황을 표시해 주는 서비스다. 웹소켓이 지원되는 크롬 브라우저와 기본적으로 비활성화된 파이어폭스에서 똑같은 시점에 수치 변동이 발생하는 모습이었다. 설치형 클라이언트를 쓰지 않고도 실시간성이 요구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음 보여준 것이다.

또 분리된 2개의 브라우저가 한 화면으로 합쳐진 것처럼 동작하는 기술도 시연됐다. 한 컴퓨터에 띄운 2개 브라우저뿐 아니라 노트북과 스마트폰 각각에 띄운 브라우저 화면에서 1개의 공이 왔다갔다 하는 영상이 나타났다. PC 브라우저에 3D 자동차 모형을 띄우고 같은 사이트에 아이폰 브라우저로 접속해 이를 원격조종하는 서비스도 소개됐다. 터치방식이 아니라 단말기에 내장된 중력센서, 가속도계를 이용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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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N스크린 환경에 대응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업계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방한한 호프만 부사장은 제품과 기술을 소개한 잠재 고객사 가운데 국내 주요 제조사들도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

조 대표는 현재 서버와의 통신 성능과 실시간성 때문에 앱 기반일 수밖에 없는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를 웹기반으로 만들면 수많은 단말기에 개별적으로 만들어 올릴 필요가 없어 훨씬 빠른 시장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카징이 물리적으로 분리된 브라우저를 연결된 것처럼 보여준 서비스처럼 사용자 경험(UX) 측면의 응용 잠재력도 크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