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모든 영역에 진출해 본격적으로 매출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10년 넘게 우여곡절을 겪은 프로세서 코어(IP)개발업체 에이디칩스(대표 권기홍)이 물이 오르면서 본격 도약을 꿈꾸고 있다.
15일 기자와 만난 권기홍 에이디칩스사장은 확장형명령어세트컴퓨터(EISC) 프로세서 코어를 바탕으로 ARM을 넘어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1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대
에이디칩스는 반도체 유통을 겸하고 있는 회사지만 비즈니스 모델은 세계적 반도체설계용 IP업체인 영국 ARM과 똑같다. ARM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올해 가전제품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전자책 단말기와 같은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ARM의 코텍스 시리즈처럼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1기가헤르츠(GHz)급 고사양 프로세서 코어 외에 세탁기·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500메가헤르츠(MHz) 이하급 마이크로컨트롤러(MCU)용 코어에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에이디칩스는 여기서 더 나아가 올해는 1GHz대의 프로세서 코어를 개발해 듀얼코어와 쿼드코어 프로세서까지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권사장은 올해 매출규모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지만 업계의 관측으로는 이 회사가 올해 IP 및 시스템반도체로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이디스는 당장은 스마트폰·스마트TV 등 ARM이 집중하고 있는 사업영역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지만 역략을 강화해 나가면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민병권 전무는 에이디스칩스의 IP 및 시스템반도체(SoC)칩 매출은 지난 2010년 30억원이었지만 지난 해에는 100% 이상의 성장을 했다고 귀띔했다. 에이디칩스는 ARM의 핵심코어에 비해 가격을 10분의 1수준으로 낮추면서도 보급형 프로세서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보급형 프로세서 코어에서도 ARM의 인지도를 넘기는 쉽지 않았다.
이 회사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담당 민병권 전무는 “ARM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어림잡아 70%~80%이며, 국내 팹리스기업들은 거의 90% 이상이 ARM의 코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RM 대항마 토종 기업...올해는 스마트폰용 1GHz 칩 개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에이디칩스가 취한 방법은 직접 자사 코어기술을 적용한 통합칩(SoC)을 만들어 공급하는 방법이다. 삼성테크윈의 폐쇄회로TV(CCTV) 제품이나 LG전자의 일부 디지털TV 등에 칩이 탑재되는 등 성과를 냈다고 회사측은 말했다. 또한 지난해 개발해 상용화한 에이디스타(adStar)는 SD램을 내장한 32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MCU)로 세탁기·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작은 액정디스플레이(LCD)화면을 구동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존 시장을 뚫기는 어렵지만 다음 제품을 만들려고 하는 기업들은 EISC를 내장한 에이디스타를 달라고 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민 전무는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ST마이크로, 아트멜 등 외국계 기업이 주도하고 있던 시장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작은 기업이기는 하지만 EISC라는 국산 프로세서 코어가 없었다면 모든 프로세서에 ARM이 사용됐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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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디칩스는 아직까지는 스마트폰용 핵심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핵심코어가 ARM 핵심기술이지만 에이디칩스 코어를 사용할 날을 기대하고 있다.
권기홍 사장은 “그동안 기반을 닦는 작업을 해 왔다면 앞으로는 EISC에 기반한 SoC와 설계기술(IP) 라이선스를 통해 본격적인 매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