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올 한 해 인터넷 전쟁은 ‘모바일’이 주 무대였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2천만명을 넘어서면서 모바일을 둘러싼 포털들의 행보가 빨라졌다.
지난 3분기 네이버, 다음, 네이트의 모바일 기기 순방문자(UV) 비율은 모두 PC대비 5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포털들은 이같은 추세에 맞춰 PC웹에서 경쟁력을 가진 서비스를 모바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가 하면, 저마다 수익모델 확보를 위한 야심찬 서비스를 내놨다.
그러나 2011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포털 업계의 표정은 복잡 미묘하다. 새로운 먹을거리가 생긴 기쁨은 잠시, 기존 PC웹 경쟁 환경과 달라지면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바빠진 모양새다. 이동통신사, 제조사,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할 것 없이 모바일 시장 선점을 위해 뛰어들면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곳곳에서 힘겨루기도 발생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포털이 모바일 검색 점유율을 놓고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가 하면, 모바일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사이의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도 뜨거워졌다.
스마트폰에서의 개인정보 수집이 논란이 되면서 모바일광고도 홍역을 앓았다. 구글과 다음은 이용자의 위치정보를 무단 수집한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경쟁 격화…공정위 제소까지 ‘강수’
포털들의 모바일 경쟁 국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네이버, 다음의 구글 공정위 제소다. 네이버와 다음은 지난 4월 15일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단말기의 검색엔진 탑재 과정에서 경쟁사업자를 부당하게 배제했다며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들은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창에 구글 검색위젯만을 선탑재하고 경쟁사들의 검색 프로그램을 배제토록 직간접적으로 강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선 웹에서는 2~3%대로 고전 중인 구글이 검색창 기본 탑재로 모바일 검색 점유율을 15~20% 가까이 끌어올렸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는 오픈플랫폼으로 구글 검색창 탑재는 제조사의 선택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무료로 누구나 사용 가능한 만큼, 구글이 검색창 선탑재를 제조사에 강요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설명이다.
네이버, 다음이 공정위 제소까지 간 것은 그만큼 신경이 곤두서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기존 포털이 우위를 가지고 있던 유선웹과 달리, 모바일 검색에서는 구글이 약진하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선웹 검색점유율에서는 네이버가 72.6%, 다음은 약 18.2%에 이른다. (지난 1일자 방통위 경쟁상황 평가 기준) 반면 모바일에서는 네이버가 59.7%, 다음 14.7%, 구글 13.3%를 기록했다. (지난 9월 메트릭스 발표)
■망중립성 놓고 포털-이통사 ‘격돌’
늘어난 모바일 트래픽으로 인한 망중립성 논의도 격화됐다. 최근 스마트폰, 스마트TV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네트워크 트래픽에 대한 비용부담을 놓고 통신사·인터넷·제조사 간 갈등이 고조됐다. 망중립성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그 내용과 유형, 제공사업자, 단말기 등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망중립성 논란의 물꼬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텄다. 지난 3월 통신사가 카카오톡 접속 제한이나 망 사용금액 과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용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카카오톡 문자데이터 이용량이 SK텔레콤 3G데이터망의 25%에 달하면서 망 품질이 저하된다는 것이 통신사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결국 이용자들의 맹렬한 반발에 부딪친 통신사들은 자체 푸시서버를 구축하는 등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를 제공하는 다음 마이피플도 문제를 제기했다. 다음은 지난 4월 자체 테스트 결과 4만5천원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마이피플의 m-VoIP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SK텔레콤과 KT에 해명을 요구하는 공식 질의서를 제출했다. 당시 SK텔레콤과 KT는 앱 간의 통화품질 차별은 있을 수 없다며 강력 부인했다.
지난 8월에는 네이버가 제공 중이던 야구 생중계가 문제가 됐다. 출시 한 달 만에 급작스럽게 3G망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통신사 외압설’에 무게가 실렸다. 네이버가 서비스 출시 초기에만 해도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통신사 양측 모두 외압설에 대해서는 부인했지만 의혹의 눈길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에 인터넷기업들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는 지난 7월 ‘망중립 원칙’ 확립을 위해 오픈인터넷 협의회(Open Internet Alliance, OIA)를 결성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4일에는 방통위가 오랜 논의 끝에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에서는 망중립성의 뜨거운 감자였던 네트워크 비용분담과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에 대한 정책적 결정이 미뤄지면서 갈등의 불씨가 남았다.
■모바일 광고도 홍역…압수수색 ‘몸살’
이밖에도 모바일 광고의 위치정보 무단 수집 혐의에 대한 홍역도 앓았다. 모바일 광고는 그동안 기존 광고보다 정확한 타깃팅 효과를 강점으로 내세웠으나, 사용자 위치정보를 무단 수집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서비스에 제동이 걸렸다.
구글과 다음은 지난 5월 위치정보 무단수집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경찰은 모바일 광고 플랫폼 구글 애드몹과 다음 아담이 광고를 목적으로 이용자의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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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약 5개월만인 지난 3일 나온 결론은 무혐의였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수집한 정보는 위도, 경도 등 GPS 위성정보였을 뿐이며, 스마트폰은 항상 이동하기 때문에 접속 IP주소만으로 사용자 위치정보를 수집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포털들은 다양한 모바일 앱, 웹 서비스를 내놓데 이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익모델 확보에 들어선다는 계획이다. 올해까지는 시장 인지도를 높이고 서비스가 자리 잡는 시기로 숨을 골랐다면 내년이 수익 확보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