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심의 강화, "정치적 의도" 논란↑

일반입력 :2011/10/20 17:38    수정: 2011/10/20 17:48

정현정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심의를 전담하는 별도 부서를 신설키로 하면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20일 제25차 정기회의를 열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처 직제규칙 전부 개정에 관한 사항’을 보고안건으로 논의했다.

개정안에는 현재 통신심의실 내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SNS 심의를 전담하는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유해정보·불법정보심·권리침해정보 등 팀별로 앱과 SNS 심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관련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를 전담할 부서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박만 방통심의위 위원장은 “최근 SNS가 인터넷과 마찬가지 수준으로 발달한데다 SNS 역시 일반인에 유통되는 정보로 심의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심의할 전문팀을 두게 됐다”며 “기존에 하지 않던 심의를 새로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인원을 적절히 재배치하고 전문화한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심의 강화가 인터넷 상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이유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 애플리케이션과 SNS 심의에 나서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검열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애매한 심의규정 탓에 자의적인 해석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앱 및 SNS 심의와 소셜미디어에 대한 통제강화는 SNS의 지원시스템과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세계적 조롱거리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전체 0.3%에 불과한 음란성 앱 때문에 별도 심의팀을 만든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가리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 4월 방통심의위는 트위터 아이디 ‘2MB18nomA’가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해당 계정을 차단하면서 정치적 심의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박경신 방통심의위 심의위원은 “정치적 표현에 대한 심의를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정치인에 대한 명예훼손 등 정치적 표현을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지 애매하다”며 “국가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명예훼손과 관련된 정보를 삭제하면 사실상 정치적 심의를 하게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만 위원장은 “일각에서 내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해당 정보는 중앙선관위가 공직선거법에 의해 전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럴 의도가 없다”고 해당 의혹을 일축했다.

일부에서는 스마트폰과 SNS가 대중화되면서 유해정보와 불법정보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심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무조건 규제가 능사는 아니지만 SNS에서 범죄에 악용되기도 하면서 미국에서는 폭탄이나 테러 같은 단어가 오가면 이를 감지해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사실상 검열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도 무한정의 자유가 아니라 국가 공동체의 공공선을 위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업계에서도 이미 시행되는 규제인 만큼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반응이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방통심의위의 전담팀 신설 방침은 지금까지 흩어져 있던 기능은 모으는 수준”이라며 “현재도 앱이나 SNS에 대한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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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통심의위는 방송심의실 하에 유료방송심의팀을 두 팀으로 나눠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에 대한 심의를 전담할 별도 팀을 신설하는 내용도 직제규칙 개정안에 담아 보고했다.

해당 직제개편안은 입법예고와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개정안 확정에는 40일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