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셧다운제 시행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적용 방법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게임 업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입법예고안에 따라 회원사 의견을 모아 여성가족부에 전달한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법이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업체들이 혼란스러워 하기 때문에 웹·플래시게임, 기능성게임, PC패키지게임, 베타테스트 하는 게임들은 빼는 방향으로 적용 범주를 좁혀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따르면 셧다운제는 국내 서비스하는 PC 온라인 게임에 일괄 적용된다. 청소년 대상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는 자체적으로 별도의 인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적용 가이드라인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재 게임업체들은 제각기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자체적으로 법무팀과 개발팀을 중심으로 TF조직을 꾸리고 게임 접속 차단을 위한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변경된 서비스 이용 약관 등을 공지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이 전체 이용가인데다 이용자들끼리 협동해 즐기는 스포츠 게임이 대부분이어서 적용 방법에 고민이 많다”며 “만약 4명이 함께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갑자기 한명이 튕겨나가게 되면 게임 플레이 자체에 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11시 반부터는 방 입장이 아예 불가능하게 하는 식으로 이중차단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결국 게임 특성에 따라 적용 방법이 다 다를 수밖에 없어 셧다운제 공통 적용안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법령 한 줄 만들어놓고 법시행 한달 남은 시점까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줄 생각을 안하니 모두가 막막한 심정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업체들은 셧다운제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도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용경 의원(창조한국당)은 이달 초 국정감사에서 “게임업계가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 구축 비용으로 300억원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향후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부담도 만만찮은 과제다.
사정이 이렇자 당초 셧다운제를 발의했던 김재경 의원(한나라당)은 지난 18일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가부 장관에게 “청소년보호법 개정안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빨리 시행령을 정리해 보고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여가부는 문화체육관광부, 법제처 등과 마지막 조율을 남겨두고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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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업계는 계도기간을 요구하고 있다. 게임 사용자가 셧다운제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했고 개별 검토 외에는 준비가 미흡했다는 것이 이유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법 집행 근거를 마련하려면 제대로 된 표준안을 만들기 위해 법적용을 당분간 유예하고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편 이와 별개로 협회는 이달 중 셧다운제 헌법소원을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인 문화연대 역시 셧다운제 헌법소원을 준비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