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도덕성 실종”…삼성, 판세 뒤집어

일반입력 :2011/08/18 09:41    수정: 2011/08/18 20:41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와 HTC 등 안드로이드 진영이 애플을 향한 반격에 나섰다. 법정 증거 조작 파문으로 곤란해진 애플이기에 어떻게 나올지 더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특허 소송 가운데 애플에 불리한 변수들이 줄줄이 쏟아졌다. 애플이 스스로 제 무덤을 팠다는 해석이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변수들은 애플의 해명 없는 ‘증거 조작’과 삼성전자 ‘갤럭시탭10.1’ 유럽 판매 허용, HTC의 ‘아이폰’ 수입금지 요청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애플 스스로 무덤 파”…증거조작 파문

특히 증거조작은 악의적 모함 수준으로 애플은 도덕상에 큰 상처를 입었다. 애플이 최근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에 제출한 ‘갤럭시탭10.1’ 판매금지 가처분 조치 증거 자료 28페이지에서 조작 흔적이 나타난 것.

구체적으로 애플은 ‘갤럭시탭10.1’의 디스플레이 비율을 실제보다 8%가량 크게 조작, 자사 ‘아이패드2’와 같은 비율로 보이는 사진을 증거 자료에 첨부했다. 디스플레이 가로 세로 비율이 ‘갤럭시탭10.1’은 10대16으로 아이패드(3대4) 대비 크지만, 사진에는 교묘히 같아 보인다. 이는 삼성전자 홈그라운드인 한국이 아니라 독일과 미국 외신, 애널리스트들이 문제를 제기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플로리안 밀러 지적재산권 컨설턴트는 “애플이 독일 법정을 오도했을 가능성이 있어 소송 결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증거 자료가 법원에 받아들여져 ‘갤럭시탭10.1’ 유럽 내 판매 중단 처분까지 받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삼성전자 법무팀은 이와 관련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가 잘못됐다는 자료를 소송이 진행 중인 20여개 법정에 모두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반전 연출, HTC도 애플 제소

지난 16일에는 독일 법원이 삼성전자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갤럭시탭10.1’ 유럽 판매 금지를 해제했다. 25일 최종 판결도 ‘애플의 증거 조작’ 사례가 드러났기에 삼성전자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애플은 삼성전자에 대한 전 방위 소송으로 유럽 내 판매 중단까지 이끌었지만 며칠 만에 판세가 바뀌었다.

같은 날 HTC도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아이패드’와 ‘아이폰’ 수입 금지를 요청, 애플 공격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ITC에 요청한 내용과 비슷하다.

HTC 관계자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물론 아이팟과 매킨토시PC 등도 우리의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수입 금지와 별도로 손해 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입장에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 기기들이 ‘아이패드’와 ‘아이폰’ 디자인 표절작임을 증명해야 하는데 저항이 만만치 않다. ‘네 모서리가 둥근 디자인’이 애플 소유라는 주장은 애매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삼성전자 측은 최근 국내 법정서 “아이폰의 특징적인 디자인도 먼저 출시됐던 LG전자 프라다폰과 유사하다”며 “애플이 주장한 화면 잠금 해제나 UI는 이미 1992년과 2005년에 열린 전자기술학회에서 먼저 시연된 기술”이라고 주장했었다.

애플이 독일서 주장한 삼성전자 '갤럭시탭10.1' 특허 침해 사례

1.네 모통이가 고르고 둥글게 만들어진 직사각형

2.제품의 앞 부분이 평평하고 투명

3.평평하고 투명한 앞표면 주변에 눈에 띄는 금속

4.맑은 표면을 가진 디스플레이가 화면 가운데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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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투명한 앞표면 아래 놓여 있는 디스플레이가 명확하고 중립적인 경계에 위치

6.제품 전원을 켰을 때 색상이 있는 아이콘이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