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는 일하기 힘든 곳일까, 매력적인 곳일까.
IT종사자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장시간 근무한다. 이렇게 업무에 치이다보면 자신의 직업이 가진 장점을 못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본지는 지난 5월 15일자로 ‘IT종사자들이 업계를 떠나고 싶어 하는 10가지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IT종사자들로 하여금 업계를 떠나게 하는 문제점으로는 스트레스, 근무시간, 명령계통, 치열한 경쟁 등이 꼽혔다.
그렇다고 IT업계가 마냥 직장인의 무덤인 것만은 아니다. 이번에는 美 씨넷의 앨런 노턴이 IT 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10가지 이유에 대해 소개했다. IT업계를 떠나고 싶은 경우, 한 번쯤 참고가 될 만하다.
다만 해당 내용은 미국 시장에 중점을 뒀으며, 국내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비교적 높은 연봉 수준
어떤 직종이든 돈을 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는 IT 업계 역시 마찬가지지만, 타 직종과 비교했을 때 다소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넷은 “IT업계가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높은 연봉 수준”이라며 “다소 젊은 나이, 낮은 연차에도 능력만 뒷받침 된다면 많은 돈을 받을 가능성이 타 직종에 비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컴퓨터, 수학과 관련된 직종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미국 노동 통계국이 발표한 직업별 고용상황과 임금 조사 결과, 컴퓨터와 수학 관련 직종 종사자가 받는 평균 연봉은 7만7천230달러(한화 약 8천1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봉은 미국 내 직종 그룹에서도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직종은 경영계, 법조계뿐이었다.
■도전의식
IT업계는 업무를 수행하는데 도전의식이 크게 작용하는 곳이라는 점도 매력요소다. 심지어 씨넷은 ‘IT전문가는 매일을 퍼즐과 문제를 해결하는 보람으로 일한다’고 평할 정도다.
특히 프로그래머 등 개발자의 경우 코딩시 장애가 일어나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다. 이때 올바른 마음가짐만 가지고 있다면 장애는 도전이 된다는 설명이다. 오늘 생기는 장애는 어제와 다르고, 내일 생길 장애도 오늘 경험한 것과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씨넷은 오류를 고치는 것을 지겨워하지 말고 하나하나 도전하는 기분으로 일한다면 업무 효율도 좀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노턴은 “내가 프로그래머를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도전적인 직업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며 “IT는 어렵지만, 장애를 해결하고 나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말했다.
■성취감
IT업계에서는 종종 도전 그 자체가 업계 종사자에게 보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악전고투 끝에 프로젝트 하나를 완성하고 나면, 그 결과물이 제대로 작동하고 시장에 출시된 것만 봐도 상당한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업계 종사자들이 자신이 만들어낸 제품이나 프로그램을 자식처럼 여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직접 제품이나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의 업무를 지원하는 것 역시 상당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씨넷은 “IT종사자가 의사처럼 사람을 구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업무 과정에서 느끼는 자부심과 성취감은 그에 못지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엔지니어는 “IT업계는 현존하는 직업 중 가장 도전적인 직업 중 하나”라며 “업계에는 단순히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하고 풍부한 업무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성
씨넷은 IT업계 종사자들의 프로의식과 전문성이 빼어나다고 분석했다. IT업계의 경우 엔지니어링,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전문 기술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직업적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종사자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앨런 노턴은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와 일하기를 원하며, 비전문가는 꺼리게 된다”며 “이 같은 현상이 IT업계에서는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구직 시장에서의 경쟁력
IT종사자들은 구직 및 직업 유지에 다소 유리하다. IT업계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전문가는 언제나 부족한 상태다. 노턴은 “IT전문가의 미래를 (최소한 미국에서는) 밝다”고 말했다.
IT 관련 직업은 CNN머니와 페이스케일이 평가한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급여 수준 높은 직업’ 상위 20위 가운데 5개, 상위 50위 중 14개를 차지하기도 했다.
■경력의 연속성
경력관리는 바로 위 항목인 전문성, 경쟁력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 씨넷은 IT업계에서는 잠시 동안 일을 쉬고 있더라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을 경우, 재취업이 크게 어렵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턴은 “고용주의 경우 이력서에서 경력의 공백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경험상 타 직종에 비해 IT업계에서는 경력 상의 공백을 최소화 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킬
씨넷은 IT업계 종사자들이 일반적으로 매우 지적이고, 독특한 특성과 스킬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IT업계 특성상 항상 분석적으로 생각하고, 신기술에 심취한 인재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IT 업계에서 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선도적 IT스킬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킬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투자다. IT 업계에서 오랫동안 떨어져 있으면, 다시 돌아왔을 때 자신의 스킬이 녹슬고 심한 경우 쓸모조차 없게 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경의
지난 ‘IT종사자들이 업계를 떠나고 싶어 하는 10가지 이유’ 기사에서는 IT종사자들이 일반인에게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IT종사자가 충분히 많은 일과 일반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무지 때문에 이를 충분히 알아줄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앨런 노턴은 “일반인으로부터의 존경은 어려울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동료로부터 존경 받을 수는 있다”고 주장했다. 현명한 전문가는 타인의 기여를 평가하고 상대방에게 고마움과 경의를 나타낸다는 얘기다.
아울러 “IT업계는 그 어느 곳보다도 동료들로부터 존경을 받기 좋은 장소”라며 “일반인이 몰라줄 때에도 동료들은 자신의 일을 알아준다”고 덧붙였다.
■괴짜
IT분야에는 유달리 괴짜가 많다. 또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몇 안 되는 곳이기도 하다. 사회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IT분야의 괴짜들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깜짝 놀랄만한 것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씨넷은 IT업계에 괴짜가 많은 이유로 스스로 최신 기술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기에 완벽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신 제품을 가지고 싶고, 최신 기술을 배우고 싶은 마음을 충족시키면서 급료를 받을 수 있는 직업은 많지 않다.
또 바이트와 기가 헤르쯔, 순서도 등 독특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만큼, 동료들과 이를 공유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IT에 대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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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직업을 사랑한다. 겉으로는 투덜댈지 몰라도 마음속으로는 자신의 일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다.
앨런 노턴은 “자신의 작업물에 맞는 월급을 제대로 받기만 한다면, IT업계 종사자들은 모두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며 “때문에 일단 업계를 떠났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