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탭2 “제 가격은요…”

일반입력 :2011/03/22 10:14    수정: 2011/03/22 17:03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가 차기 갤럭시탭 가격 책정을 놓고 고민을 거듭 중이다. 파격적으로 싸게 나온 애플 아이패드2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태블릿 시장 1위인 아이패드가 사양은 올리고 가격은 유지한 가운데, 갤럭시탭을 비싸게 팔기는 힘들다는 것이 업계 대부분의 분석이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수뇌부는 출시를 앞둔 10.1인치 갤럭시탭에 대한 가격을 여전히 정하지 못했다. 당초 예상했던 100만원대 고급형 가격으로는 책정이 어려울 전망이다.

■“애플보다 비싸도, 싸도 큰일”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아이패드2(32GB, 3G+WiFi)의 가격은 729.99달러(약 81만원)에 불과하다. 아이패드 대비 인지도가 부족한 갤럭시탭이 100만원 이상 받겠다고 나서면 사실상 가격 경쟁력 포기에 가깝다.

아이패드2는 하드웨어 사양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가 공급한 핵심 반도체 A5를 기반으로 구동속도가 2배 이상 늘어났다는 것이 애플 측 설명이다. 10.1인치 갤럭시탭 역시 엔비디아 테그라2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등 첨단을 과시했고, 구동속도는 아직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두께는 아이패드2가 8.9mm로 10.1인치 갤럭시탭(10.9mm) 대비 얇다. 하드웨어 사양만큼은 1등이라고 자신해 온 삼성전자에게 분명 부담 요소다.

이돈주 삼성전자 부사장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아이패드2를)참 얇게 만들었다.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갤럭시탭 가격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10.1인치 갤럭시탭 가격을 확 내리는 결정도 쉽지 않다. 전작인 7인치 갤럭시탭 3G를 출고가 99만5천500원에 샀던 고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와이파이 버전은 가격 확 내려?

해외서도 삼성전자의 이 같은 어려움을 예의 주시 중이다. 아무래도 가격 경쟁력 때문에 고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눈에 띈다.

IDC는 “삼성전자 갤럭시탭은 가격 경쟁력이 약하고 애플과의 싸움이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태블릿 시장 점유율 70~80%가 아이패드의 몫”이라고 분석했다. 태블릿 ‘줌’을 799달러(약 91만원)에 내놓으며 삼성전자와 비슷한 고민에 빠진 모토로라는 고육책을 꺼내들었다. 3G를 빼고 와이파이만 탑재한 줌을 아이패드2 와이파이 버전과 같은 599달러(약 68만원)에 내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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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10.1인치 갤럭시탭의 와이파이 버전은 아이패드-줌과 비슷한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당사자는 함구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크기의 갤럭시탭으로 시장 수요를 공략할 것”이라며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