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시대, 하드웨어는 외롭다

일반입력 :2010/11/14 09:00    수정: 2010/11/14 11:48

남혜현 기자

"3D 노트북을 사긴 샀는데…."

LG전자에 이어 한국HP도 연말께 3D노트북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사용자들이 과연 3D 경험을 제대로 하게될지는 아직도 물음표다.

내년 초 3D 노트북 출시가 급물살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지만 소비자들이 해당 하드웨어에서 감상할 3D 콘텐츠 수급 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PC업체들에 따르면 3D 노트북 판매는 꾸준한 편이다. 아수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출시한 3D 노트북이 지금도 분기당 100대 이상 팔려나간다"며 "성능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지난 7월 출시한 자사 3D 노트북의 누적 판매량이 3천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국HP도 연말경 자사 프리미엄급 노트북 엔비17에 3D 기능을 붙여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3D PC를 바라보는 유통업 관계자, 콘텐츠 생산자들의 시선은 하드웨어 업체들과는 달라 보인다. 하드웨어는 발전하는데, 이를 지원하는 콘텐츠는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이다.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PC제조업체에서 언급한 3D 노트북 판매량은 대다수가 부풀려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실상 소비자 입장에서 아직까지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도 없는데 굳이 돈을 더 써가며 3D PC를 구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에 나와 있는 3D 영화 타이틀이 25종류 정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한 번 본 영화를 보고 또 보고 하지는 않는다"면서 "3D 게임 같은 경우도 아직까지 안경을 써야 하는 불편함 등으로 보편화 되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

3D노트북이 비슷한 사양을 가진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이 100만원 가량 비싸게 책정된 것도 보급화에 걸림돌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출시된 3D 노트북 평균 판매가가 250만원이 넘는다"면서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닌만큼 구입 유도를 위해서는 확실한 제품 장점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3D PC의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 그러나 시장을 이끄는 제품군으로 떠오르기에는 생태계 측면에서 중량감이 떨어져 보인다. 지금까지 판매된 3D 노트북도 입체영상 지원 기능보다는 고성능 제품이라는데 포커싱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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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지적은 노트북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TV도 마찬가지다. 고가로 제품이 나온 만큼 소비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보급에 하드웨어 제조업체들도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일리가 있다.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이 3D를 단지 마케팅 키워드로만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따끔한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국내 3D 시장의 최대 수혜자는 하드웨어 제조업체"라며 "전체 시장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하드웨어 제조업체들도 콘텐츠 생산 및 제작인력 육성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