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온라인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을 그대로 소설로 엮은 이른바 ‘게임소설’이 최근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다. 인터넷 세상이 빚어낸 또 하나의 장르문학이 탄생하는 분위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사이에 판타지소설과 무협지로 양분되는 장르문학 시장에 ‘게임소설’이 혜성처럼 등장해 출판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소설’이란 극중 주인공이 온라인게임 이용자가 돼 가상의 온라인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겪은 과정을 다룬 소설을 일컫는다. 대표작으로는 ‘달빛조각사’를 비롯해 ‘다크게이머’, ‘더로드’, ‘로그위저드’ 등이 있다.
그중 ‘달빛조각사’는 누적 판매량 약 25만부를 기록하며 여간한 인기 소설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일부 인기 게임소설의 경우 평균 수 만부 가량이 꾸준히 팔려나가며 인기몰이 중이다.
대부분 게임소설의 스토리는 대동소이하다. 주인공이 가상의 온라인게임을 시작하면서 최초에는 매우 약하고 보잘것 없는 캐릭터에 이상한 직업 등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이후 희귀한 아이템 획득과 같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게임에서 최강자가 된다는 내용이다.
때문에 일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글을 풀어나가며 기존 소설과 달리 게임 내에 메시지를 박스 모양으로 보여줘 마치 독자가 실제 게임을 하는 듯한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게임소설은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우리나라에서만 보여지는 소설 장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는 문학이 사회상을 투영한다는 특성을 감안할 때, 온라인게임이 발달된 우리나라에서 탄생하게 된 결정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게임소설의 주요 독자층은 10대 중, 고등학교 청소년 및 20대 초반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학업 등을 이유로 온라인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어 게임소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 게임소설은 탄탄한 세계관이나 문학적 개연성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무협지나 판타지 소설과 마찬가지로 중후반에는 주인공이 압도적으로 강해지면서 해결사 역할을 하는 뻔한 스토리와 더불어 인터넷 소설 특유의 문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빛조각사의 모티브가 된 게임인 ‘마법의대륙’을 개발한 팽구리엔터테인먼트 김태환 대표는 “게임소설의 내용대로 온라인게임을 개발할 경우 밸런스 등으로 인해 수개월 안에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소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이며 그것이 바로 게임소설의 재미 요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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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게임소설이 아마추어 작가들에 의해 쓰여지는 비주류 문학인 만큼 아직까지 한계성을 지니고 있지만, 향후 발전을 거듭하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판타지 장르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로크미디어 김병국 기획팀장은 “‘달빛조각사’의 경우 ‘묵향’이나 ‘비뢰도’와 같은 유명 베스트셀러와 견줄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잠재력 만큼은 무협지나 판타지소설 등과 견줘도 결코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