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지난 11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기술 컨퍼런스의 최고 흥행카드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였다.
SW업체인 오라클이 하드웨어 색깔이 짙은 썬을 인수해 과연 시너지를 낼 수 있겠느냐에 관심이 쏟아졌다. 오라클은 썬을 등에 업고 화려한 변신을 약속했지만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장면도 종종 목격되고 있다.
■래리 엘리슨 5년뒤 매출 두배 늘리겠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오픈월드 컨퍼런스에서 썬을 통해 오라클 DNA를 개조시켜 고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5년안에 매출을 두배 늘리겠다는 파격적인 목표까지 내걸었다.
엘리슨 CEO가 내건 오라클 DNA 변화 프로젝트의 키워드는 시스템이다. 썬 하드웨어와 오라클 SW를 최적화시켜 팔겠다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각기 다른 회사 SW와 하드웨어를 섞은 것보다 나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팟 하드웨어와 아이튠스 SW 및 서비스를 결합시켜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 제국을 건설한 애플의 성공 방정식을 엔터프라이즈 영역에도 접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엘리슨의 핑크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오라클의 썬 인수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썬으로 인해 오라클 경영진들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수익성까지 나빠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감안해 엘리슨은 오픈월드에서 투자자들을 향해 자신의 계획을 지지해줄 것을 강하게 호소했다. 미래의 필승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오라클은 썬 인수 초기에는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 모습. 그러나 오라클은 궁극적으로 썬을 수익성이 매우 높은 사업으로 탈바꿈 시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라클은 인수합병(M&A)에도 계속 공격모드를 유지한다는 전략. 삼킬만한 매력적인 회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엘리슨은 SW와 하드웨어 업체 인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DS를 인수한 HP나 페로시스템스를 손에 넣은 델처럼 IT서비스 업체 인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표정을 지었다.
■클라우드SW 확키운다
오라클은 이번 오픈월드에서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로 불리는 웹기반 SW에도 승부슬 던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내년에만 43개의 웹기반 SW 모듈을 내놓을 예정이다.
분야도 회계와 인적자원관리(HRM), 영업 및 조달을 아우르고 있다. 영업용 웹기반 SW에 주력하는 경쟁업체들보다는 제공하는 솔루션 폭이 넓다. 이는 오라클이 SaaS로 대표되는 클라우드SW를 블루오션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에 따르면 SaaS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09년 SaaS 시장 규모는 22% 성장한 8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13년까지 매년 19%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관련기사
- 오라클, "하드웨어 업체 또 M&A 가능"2009.10.16
- 오라클 vs IBM, DBMS 경쟁 새국면2009.10.16
- 오라클, 클라우드 패권 정조준2009.10.16
- 오라클, 썬 서버 결합해 IBM과 속도경쟁 예고2009.10.16
퓨전 애플리케이션도 관전 포인트다.
오라클 퓨전 애플리케이션은 오라클 e비즈니스 스위트, J.D.에드워즈, 피플소프트, 시벨 등 오라클이 보유한 각종 애플리케이션중 최고 기능만을 모아 하나로 통합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라클은 이번 오픈월드에서 2010년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