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900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리잡은 티맥스소프트(이하 티맥스)가 설립자인 박대연씨를 대표이사로 맞이했다. 아니 맞이했다기 보다 설립자 스스로 회사 경영에 직접 나섰다고 보는 것이 맞다.
설립 이후 11년간 티맥스의 기술개발 총책임자(CTO) 역할을 담당해 왔던 박대연씨는 ‘연구개발에만 임하겠다’는 자신만의 룰을 깨고 대표이사로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티맥스는 12일 돌발적인 기자간담회을 개최하고 대표이사가 바뀌었음을 통보했다. 이 자리에사 박대연 '사장'은 이 자리에 서리라고 생각도 안 해봤지만 갑자기 서게 됐다고 첫 마디를 꺼냈다.
그는 또 회사 설립후 엔지니어로 일해왔고 평생 이쪽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번 결정(대표이사 선임)은 불과 2~3일만에 결정된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대표이사로 선임된 배경은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세계수준 반열에 올랐다고 확신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을 키워야 하는데, 그 동안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사안이 얽혀있겠지만, 한마디로, 설립자인 자신이 나서야 그 동안 부진했던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티맥스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기술개발'에 상당히 주력했음을 알 수 있다. 국산 미들웨어에 이어 DB, 그리고 올 3월에는 OS까지 출시할 계획으로, 제품 라인업만 보면 '시스템 SW'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미국 중심의 기업 외에는 이렇다 할 시스템 SW 기업이 없는 현실에서 반가운 일이다.
그렇지만 전문경영인에 의한 회사운영도 '실망했다'고 밝힌 박대연 사장이 자신의 회사에서 그 야망을 단기간에 실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사장은 평생 CTO를 하고 싶고, 가능하다면 2010년까지만 CEO를 하면서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다. 그래서 CTO와 CEO를 겸임하는 것이다라며 신임 CEO를 영입하려고도 했으나 많은 기술적인 지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적임자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11년간 CTO만 해온 개발자가 CEO가 돼서, 불과 3년만에 글로벌 SW 회사 반열에 올리겠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아마도 전문경영인이 있을 때보다 더 힘들어 질 수도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내가 설립하고 기술을 개발했으니, 오직 나만이 가능하다'라는 자만심의 표현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문기자들이 회사 내부의 상황을 자세히 알기는 힘들다. 티맥스 내부적으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지금까지의 내용만으로 보면 명실공히 '국내 최대 SW 기업'이라고 주장하는 티맥스의 행보가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니다.
어찌됐건, 박대연 사장의 티맥스 첫해 목표는 ▲ 국내 수주 2,600억원에 매출 1,600억원. 그리고 ▲ 올 상반기 중에 브라질, 러시아, 싱가폴 등 3개 지사 설립. ▲ 2009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IPO(기업공개)를 하고, 그 6개월 후 코스닥 등록 ▲ 해외 매출은 2008년 200억원, 2009년 1,500억원, 2010년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박사장의 야심은 크다. 그리고 그만큼 목표도 크게 잡았다. 이들의 목표대로 박사장의 경영 가세함으로써 티맥스가 글로벌 SW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오라클이나 애플 등 일부 엔지니어 출신이 경영에 참가해 거둔 성공만을 벤치마킹해서, 전문경영인을 불신하는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면 티맥스가 온전한 성장을 하게 될지 의문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