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6일 오후6시반부터 2008 CES의 기조 연설을 했다. 2008년에 회장직을 물러날 게이츠에게는 이것이 CES의 마지막 강연이다. 강연 내용을 시간에 따라 정리했다.
5:45 p.m.
베네치안 호텔에는 수백명이나 되는 기자들과 블로거들이 모여 6시30분부터 강연할 게이츠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CES는 2008년부터 언론인들에게 ‘블로거(Blogger)’와 ‘미디어(Media)’라고 표시된 입장 카드를 배포하고 있다.
6:30 p.m.
드디어 강연 시작 시간이 되었다. CES의 홍보 영상이 회장에 흐른다. 스크린에는 많은 사람들이 최신기계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다.
CES를 운영하는 CEA의 게리 사피로 CEO가 수천명의 청중 앞에서 기조 강연을 한다. 오른팔에는 아주 큰 손목시계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SPOT를 채용한 손목시계인가?
6:40 p.m.
MS의 제품을 선전하는 짧은 영상이 나온 후 마침내 게이츠가 등장했다. 와이셔츠 위에 밝은 파란색의 스웨터, 진한 색 바지의 차림새. 게이츠는 우선 CES의 추억부터 말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시대에 돌입하고 나서 최초의 10년은 훌륭하게 성공했다”며 “이것이 나의 마지막 기조 강연이다”라고 청중에게 말했다. 이어 MS에서의 활약을 정리한 영상이 흐른다.
비디오의 주제는 ‘MS에 근무하는 마지막 날’. 게이츠가 서류가방을 실은 포드 포커스를 운전하면서 MS의 구내를 달리는 모습이 소개된다. 또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모습도 보인다. 게이츠가 “이제 물러나도 되겠는가?”라고 트레이너에게 묻자 트레이너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직이다”.
다른 장면에서는 게이츠가 U2의 보노와 전화하면서 기타 히어로를 연주한다.
또 힐러리 클린턴과의 대화도 나온다. 내용은 “대통령으로는 누가 제일 좋을 것인가”라는 것. 또 앨 고어나 배럭 오바마와 대화하는 모습도 나온다.
마지막으로 게이츠는 사무실의 불을 끄고 골판지 상자를 가지고 차로 향한다. 차 지붕에 골판지를 올려놓고 차를 빼자 상자가 지면에 떨어져 버린다.
NBC의 사회자 브라이언 윌리엄스가 게이츠에 대해 이제 보도할 수 없게 됨을 슬퍼하며, 70억달러가 드는 머리 모양도 그에게는 너무 싸서 시킬 수가 없다고 농담을 한다.
6:55 p.m.
이제 딱딱한 주제로 넘어가 컴퓨팅의 장래 등 게이츠는 ‘어디에서라도 체험할 수 있는 하이데피니션’, ‘서비스에 접속된 훌륭한 장치’, ‘자연스러운 유저 인터페이스가 가지는 힘’에 대해 말했다.
7:00 p.m.
게이츠는 비스타를 1억명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2,000만명이 윈도우 모바일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단상에 MS의 미카 크래머가 등장해서 윈도우 라이브를 설명한다.
7:10 p.m.
게이츠가 이번엔 서피스 컴퓨터(Surface PC)의 설명을 시작한다. 서피스 컴퓨터는 유리 테이블에 컴퓨터의 화면이 투영되어 손가락 끝으로 조작할 수 있다. 데모 속에서 게이츠는 테이블의 앞에서 여러 가지 로고를 슬라이드 시키면서 스노보드를 디자인하고 있다.
그는 “꽤 근사한 스노보드가 될 것 같다. 그렇지만 사기 전에 친구에게 보여 주고 싶다”며 화상을 공유하기 위해 업로드한다.
또 2008년의 올림픽의 방송을 MS가 NBC와 제휴한 것을 소개하는 영상이 나온다. 스포츠 기자의 밥 코스타스가 등장해 곧 MS의 일선으로부터 은퇴하는 게이츠에게 “나를 쫓아다니는 것을 그만두세요. 북경 올림픽을 방송하면서 당신을 출연시킬 예정은 없어요”라고 농담했다.
7:15 p.m.
MS의 엔터테인먼트와 디바이스 부문을 인솔하는 로비 바흐가 등장했다. 디즈니나 MGM 등과의 새로운 제휴에 대해 말한다.
바흐는 애플을 풍자한 발언을 퍼부었다. MS의 미디어 제품을 소개하면서 MS가 이러한 사업을 재미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에 애플의 스티브 잡스 CEO는 애플 TV를 ‘취미’라고 설명하곤 했다.
7:32 p.m.
게이츠가 안면 인식 기술을 탑재한 장치를 가지고 나타난다. 장치는 정확히 바흐를 인식하고 있다. 화면에는 ‘20달러를 나에게 빚지고 있다’고 하는 표기가 있다.
게이츠에 의하면 연구소의 성과물인 이 장치는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은 없다고 한다. 바흐는 이 장치를 보고 “이것은 확실히 연구소의 제품”이라고 빈정거렸다.
두 명이 게이츠의 CES의 추억을 말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바흐가 돌연 게이츠에게 ‘기타 히어로’의 대전을 신청한다.
바흐는 자신 대신 연주할 사람을 준비했다며 기타 히어로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켈리 레오네를 단상에 부른다. ‘Welcome to the Jungle’의 연주를 보고 게이츠는 “연주가 매우 좋다”며 자신의 대역으로 건즈 앤 로지스의 슬래시를 단상에 부른다.
슬래시는 같은 곡을 진짜 기타로 연주했다. 경이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무대의 왼쪽으로 나갔다. 게이츠는 동시에 오른쪽으로 무대를 나갔다. 이것으로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