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OS'는 성공할수 있을까

[방은주기자의 IT세상] 박대연의 10년 도전

데스크 칼럼입력 :2018/07/25 10:15    수정: 2018/07/25 17:10

여전했다 그는. 최근 10여년만에 사석에서 다시 만났다. 건강은 더 좋은 것 같았다. 마라톤으로 건강 관리를 한다고했다. 평일에는 5Km, 주말에는 10~20Km를 뛴다고 하니, 일주일에 30Km 이상을 뛰는 셈이다. 2012년부터 마라톤에 취미를 붙였다고 했다.

인터뷰 얘기를 꺼내니 즉각 손사래다. "CNN이 와도, 트럼프가 와도 안하다"며 사양한다. "우리는 1%에 도전하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을 따라가기에도 벅차단다. 그는 회장이지만 대개발자이기도하다. 인터뷰를 안하는 이유는 또있었다. "허전하다"는 것이다. 외부활동을 하거나 인터뷰를 하고 나면 마음이 휑하다고 했다.

지난날, 그는 청와대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MB정권이 탄생한지 일주일쯤 됐을때다. 청와대 초청을 받아 대통령 앞에서 소프트웨어(SW)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쯤에서 눈 밝은 독자는 알았을 것 같다. 그렇다.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회장 얘기다. 회장이라기보다 여전히 '박대연 교수'가 어울리는 그다.

지금도 10여년전 그 날이 눈에 선하다. 티맥스가 국내 미들웨어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 IBM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당시에는 '대사건'이었다. 국내 언론이 대서특필했음은 물론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 "티맥스가 미들웨어 하나만 했으면 벌써 글로벌 기업이 됐을텐데"라며 아쉬워한다.

서정완 티맥스오엑스 본부장이 PC용 OS인 '티맥스OS'를 발표하고 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티맥스가 지난 5일 '티맥스OS'를 선보이며 다시 PC용 운용체계(OS)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과녁은 이 시장 세계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다. 일부 언론이 지적한 것 처럼 "10년째 MS 나와라"다. 그러다보니 "이번에도 뭐..."하며 시큰둥한 반응도 꽤 된다.

티맥스는 MS와 비교하면 '쨉'이 안된다. MS 연간 매출은 1000억 달러가 넘는다. 우리나라 돈으로 120조 원 이상이다. 반면 티맥스는 1000억 원이 넘는 수준이다. 엔지니어수도 마찬가지다. MS는 약 9000명, 티맥스는 OS와 클라우드 전담 개발자가 350명에 불과하다. 고객사는 또 어떤가. MS는 글로벌 고객이 수두룩하다. SW는 또 유지보수와 지속적인 버전 관리가 중요하다.

이런걸 생각하면 티맥스 도전은 '미친 짓'이 맞다. 누가 봐도 그렇다. 이 뻔한 사실을 박 회장은 모르고 있을까. 하긴 '라이트형제의 비행기' 처럼 당시에는 미친짓이라고 욕먹은게 하나둘이 아니긴 하다.

과연 박 회장의 '티맥스OS'는 성공할 수 있을까. 답은 '줄탁(?啄)'에 있다. 품질은 기본이다. '티맥스OS'가 버벅대지 않고 잘 돌아가야한다. 이게 '줄'이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외부환경인 '탁'도 필요하다.

SW는 그 특성상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다. 버전1을 발표하고, 계속 안정화 작업을 거친다. 윈도도 그랬다. 티맥스OS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완벽하지 않을 수 있고, 안정화가 될때까지 누군가 과감히 써줘야 한다.

이 '탁'의 역할은 아무래도 민간보다 공공이 적합하다. 공공이 산업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 건 국가를 불문하고 고금의 진리다. 산업은행 처럼 금융 성격을 띤 공공 기관이면 금상첨화다. 탁력이 붙어 글로벌시장을 호령하는 국내 게임회사들이 써준다면 '게임 오버'가 된다. 지난한 일이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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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스러운 것도 있다. '골목대장'론이다. 그렇게 키워줬음에도 누구처럼 티맥스가 해외로 못나가고 '골목대장'에만 머무는 것이다. 투명성 문제와 가족경영도 예나 지금이나 거슬린다. 애국심 마케팅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지만, 윈도와 같은 영향력있는 국산OS를 갖고 싶다면,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데미지를 안고라도 '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이제 자명하다. '티맥스OS'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또 박대연 회장이 뻥쟁이인지 대혁신가인지는. '줄탁'에 있고 '탁'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