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파리바게뜨 창업주는 ‘우리는 수만 개의 빵을 만들지만, 고객은 단 한 개의 빵으로 우리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는 요즘 스타트업들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우리는 수만 명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를 가지고 있지만, 단 한 명의 결제 경험으로 평가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국내 최대 스타트업 축제 ‘컴업’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용자를 잡아야 스타트업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과거에도 현재 스타트업이라 불리는 기업들이 있었으며, 과거 창업가들의 기업가 정신을 본받는 ‘온고지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컴업은 정부와 민간 스타트업 단체들이 공동으로 기획한 행사다. 핀란드의 ‘슬러쉬’, 포르투갈의 ‘웹서밋’과 같은 해외 유명 스타트업 축제를 국내에서도 개최하고자 마련됐다. 민간 측 협력체인 ‘컴업 조직위원회’에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포함됐으며, 이곳 의장을 맡고 있는 김봉진 대표가 오프닝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중 한 곳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벤처, 신생기업, 창업가, 기업가와 같은 비슷한 말들이 많이 있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곳을 왜 스타트업캐피털이 아니라 벤처캐피털이라고 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며 “그런데 이들 모두를 관통하는 개념은 기업가 정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도 앞서 이미 훌륭한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며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도 ‘자네, 해보긴 해봤나. 아니라면 빨리 다시 시도해봐야 한다.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없으면 닦아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대표는 스타트업에게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고객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최근 출판된 디커플링이란 책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장 파괴의 주체가 신기술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이 시장을 파괴한다고 한다”며 “AI, 바이오 등 기술 스타트업은 25% 정도고, 나머지 75%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스타트업이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엔 기업들이 평가, 선택, 구매, 수령, 소비, 처분의 과정을 모두 아우르는 사업을 하고자 했다면 이제는 각 부분을 끊어 전문성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며 “기술이 산업을 발생시키는 핵심이지만, 그 자체로는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어 푸드테크가 드론과 만나고 패션과 AI가 만나야 훨씬 더 크게 성장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열리는 컴업 메인 행사 외에도 지난 25~26일 부산에서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맞춰 부대행사 ‘컴업 스타트업 엑스포’가 개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유니콘 기업 수가 국가경쟁력의 바로미터이기도 하지만, 한국 자본이 만들어낸 글로벌 유니콘의 수도 중요하다”면서 “스타트업 하면 실리콘밸리를 주로 얘기하는데, 한국도 자본으로 아세안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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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컴업 메인행사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28일엔 개막식에 이어 푸드테크, 에듀테크와 라이프스타일, 바이오와 헬스, 뷰티와 패션을 주제로 각각 기조연설, 패널토크, IR 피칭 일정이 진행된다. 29일에는 프론티어테크, 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 핀테크를 주제로 각 세션이 마련됐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개막식에서 "현재 유니콘 기업 9개를 보유한 세계 6위 대한민국이 민관이 협력해 만들어낸 대규모 축제라는 점에서 컴업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행사"라며 "글로벌 스타트업 플랫폼으로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