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도 시장에 특화한 교육스타트업입니다. 스마트 러닝을 활용해 인도 최대 온오프라인 교육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더플랜지(TheplanG) 이경아 대표가 갖고 있는 꿈이다. 더플랜지는 성남시 제2판교 ICT문화융합센터에 입주해 있다. 이 곳은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운영하고 오픈놀(대표 권인택)이 위탁 관리하고 있다.
더플랜지는 2016년 2월 1일 창립했다. 인도에서 교육분야 유니콘이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여성 5명이 의기투합해 세웠다. 이경아 대표는 한때 교육분야에서 잘 나가는 여성이였다. 교육분야 중견기업인 한솔교육과 교원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며 맹활약을 했다.
교원이 선보인 스마트 학습 시스템 '올앤지'(ALL&G)'가 그의 작품이다. '재미나라'라는 국내 최초 유아사이트도 만들어 히트시켰다.
■이 대표의 열정 에피소드..."개발자들과 대화하고 싶어 컴퓨터 공학 석사로 공부"
일에 대한 그의 열정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는 학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한솔에서 일하던 중 인터넷쪽으로 부서를 옮겼는데, 컴퓨터를 전공하지 않아 개발자들과 대화가 안됐다. 고민 끝에 이 대표는 컴퓨터를 전공하기로 했다. "내가 너희들(개발자들) 언어를 알고야 말리라 마음으로 고대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면서 "숙대에서 멀티미디어 박사 과정도 수료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새로운 걸 좋아하고 도전하는 타입"이라며 웃었다.
한솔에서 나온 그는 2년간 벤처를 운영하며 '광야'와 '비바람'을 경험했다. 벤처에서 얻은 교훈을 묻자 "상무로 있을때는 몰랐는데, 창업을 하니 전화선 연결 하나도 내가 직접해야 했다"면서 "자금이 많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육콘텐츠는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작은 회사에서 하는게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벤처 시절, 서울시 교육청에 수포자(수학포기자)를 위한 기능성 게임을 만들어 납품하기도 했다.
벤처 오너로 애면글면 하던 중 교원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상무 자리였다. 고심끝에 옮겼다. 그의 전문성과 열정은 교원에서도 빛났다. 사업 부서를 3개나 맡았다. 이 대표는 "죽을 고생을 했다. 너무 많은 일을 했다"며 웃었다. 그의 보스로 뜻이 맞지 않는 사람이 와 2년만에 교원을 나왔다.
교원 퇴사 후 2015년 대학에서 박사 논문을 쓰며 시간 강사를 했다. 그러던 중 인도가 홀연히 그에게 찾아왔다. 2015년 여름, 처음으로 인도 땅을 밟았다. "12일 정도 인도에 머무른 후 한국에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계속 인도가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관심 있는 키워드가 여성, 아이, 교육 세 가지인데 인도는 이 세가지와 딱 들어맞았습니다."
■운명처럼 다가온 인도...스마트폰 중독 막아주는 '오딩가' 첫 야심작으로 선보여
어릴때 오지에 학교를 세우는게 꿈이였던 그는 '운명'처럼 인도에 교육시장을 위한 회사 '더플랜지'를 세웠다.
더플랜지 설립후 그가 한 첫번째 일은 '인도 알기'였고, 인도에 관한 책을 발간했다. 현재까지 총 4권을 냈다. 첫번째 책은 인도 스타트업에 대한 번역서로 '취업보다 스타트업'이란 이름으로 선보였다. 저자는 라시미 반살(Rashmi Bansal)로 인도 최고 여성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다. 인도 청년 25명의 창업 스토리와 기업가 정신에 관한 것을 담았다. 이 책을 발간하면서 더플랜지는 인도 스타트업 시장을 꽤뚫게 됐다.
'취업보다 스타트업'외에 KOTRA 직원으로 첸나이 무역관장을 지낸 박민준 씨가 쓴 '진짜 인도를 알려주마'와 한국외국어대 인도어과 겸임교수이며 인도 전문가인 김응기 씨가 쓴 '인도 출장 가이드'도 잇달아 내놨다.
'취업보다 스타트업' 발간으로 인도 스타트업을 훤히 알게된 이 대표는 무작정 인도 투자 기관에 찾아가 "인도에서 교육 관련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 도와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인도 당국이 인도에서 교육 분야 최대 액셀러레이터를 소개시켜줬다. 그래서 탄생한 교육 서비스가 오딩가(Odinga)다.
더플랜지가 인도 교육 시장을 위해 내놓은 첫번째 야심작인 '오딩가'는 아이들을 스마트폰 중독에서 막아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론처(launcher)'이기도 하다. '론처'는 스마트폰 디바이스 환경 자체를 취향에 맞게 바꿀수 있는 특수한 애플리케이션이다. 안드로이드폰에서만 작동한다.
'오딩가'는 10분, 20분, 30분 등 부모가 정해 놓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스마트폰이 잠겨 작동을 안하게 한다. 특히 빅데이터와 집단지성을 활용한 추천 알고리즘을 사용, 아이들 연령에 맞는 콘텐츠도 소개해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7월 현재 인도에서 4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인도 스마트폰 사용자가 2억명이다. 페이스북에 '오딩가'를 좋다고 누른 사람이 3000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 인도사람"이라며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귀여운 캐릭터와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더플랜지는 '오딩가' 한글 버전도 최근 개발을 완료,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더플랜지가 올 7월 인도에서 두번째로 내놓은 교육 상품 및 서비스가 '오딩가 코딩가(Odinga Codingar)'다. 로봇 코딩 이전에 논리적 사고력을 먼저 키워주는 언플러그드 코딩 학습물이다. 앱과 교재로 이뤄져 있다. 교재는 그림책 5권과 워크북 5권, 모바일 게임 쿠폰으로 구성됐다. 교육 대상은 6세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다. 올 5월 한글 버전에 이어 7월 영어 버전이 출시됐다. 한국에서는 '엄마표'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신광초등학교 등에서 방과 후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두번째 야심작 '오딩가 코딩가'..."재미있게 코딩 개념 확실히 잡아줘"
'오딩가 코딩가'에 대해 이 대표는 "코딩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을 위한 최적의 커리큘럼"이라며 "책을 읽는 재미와 스티커 놀이북 재미, 모바일 게임 재미를 통해 생소한 코딩 개념을 확실히 잡아준다. 그림책과 워크북에 알고리즘 등 코딩의 20가지 개념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딩 교육 핵심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컴퓨팅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이다. 어린이를 위한 교육은 프로그래밍 문법부터 기존 교육과 달라야 한다"면서 "인도는 SW강국이지만 생각보다 프로그램이 약하다. '오딩가 코딩가'는 알고리즘 원리를 놀이와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게 놀이를 통해 첫 코딩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딩가 코딩가'는 지난 7월 인도 국제학교와 사립학교 12곳에서 '시범 클래스'로 운영, 호응을 받았다. 또 인도한국문화원과 스텀프 교육센터에서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세번째 야심작 '오딩가 잉글리시'...이번달 한글 버전, 12월 힌디어 버전 출시
더플랜지는 인도 시장을 위한 세번째 교육 서비스인 '오딩가 잉글리시'도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이 게임하듯이 영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서비스다. 레벨이 총 90단계로 이뤄져 있다.
특히 '오딩가 잉글리시'는 학습자가 '오딩가'라는 캐릭터를 이용, '학생'이 아니라 '선생님'이 되어 학습을 진행한다. 이 대표는 "학습의 가장 윗단계는 가르치는 것"이라며 "이를 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베타 버전을 테스트중이다. 10월 중순께 한글 버전이 먼저 나오고 12월에 힌디어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프라인 교육 사업도 준비..."인도 100년 기업이 공동 사업 제의해 와"
온라인 뿐 아니라 더플랜지는 인도에서 오프라인 교육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인도에서 꽤 유명한 기업이 공동 사업을 제안, 한국의 강남같은 사우스델리에 '학습(러닝) 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시기는 내년 1월로 생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인도에서 100년 된 기업이 오프라인 교육 사업을 같이 하자고 제안해 러닝 센터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투스, 대교 같은 국내 중견 교육기업이 인도에 진출했지만 한국 스타트업이 인도에서 온오프라인 교육 사업을 하는 것은 더플랜지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교육사업을 위해 더플랜지는 이미 인도인 교사 1호를 채용해 교육시키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인도인 교사를 뽑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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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플랜지는 인도에 현지법인도 지난해 12월 세웠다. 이 대표는 "우선은 인도 교육 사업 연착륙에 힘을 쏟겠다"면서 "인도에 유니콘 기업이 꽤 된다. 인도가 크다 보니 같은 업종에서 유니콘 기업이 몇개 나올 수 있다. 교육 분야 인도 최대 O2O 기업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스마트폰 중독,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평등한 교육기회 제공 등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다"면서 "급격히 발전하는 ICT 기술과 교육을 접목해 글로벌 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솔루션 개발과 공유 및 확산으로 더불어 함께 잘 사는 사회 구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