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출렁대자 고민 빠진 우리은행

내년 지분 처분·민영화 이슈 고심

금융입력 :2019/08/07 13:57    수정: 2019/08/07 14:37

지난 2일부터 국내 증시가 곤두박질치면서 우리은행이 고민에 빠졌다. 지주 전환 후 코스피에 재상장한 '우리금융지주' 주가도 동반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내년 2월까지 무조건 처분해야 하는 지분도 많은 데다, 내년 정부 보유 지분을 처분하는 완전 민영화 이슈도 있어 주가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은 금융위원회가 국내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제시한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등을 눈여겨 보면서 예정대로 해외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7일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2천350원으로 개장해 오후 1시 21분께 전 거래일과 동일한 1만2천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월 13일 우리은행에서 우리금융지주로 코스피 재상장한 당일 주가가 1만5천6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천350원(21.4%)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 입장으로선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이 내년 3월까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주식 4천210만3천377주를 처분해야 하는데, 마땅한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내 주식시장 전반의 문제가 결국 우리금융지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사진=우리은행)

주가 하락은 내년 상반기 시작되는 우리은행의 완전 민영화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 정부로서는 우리은행의 지분을 적어도 투자금의 본전을 회수하지 않는 방향에서 매각해야 하는데, 이 수준은 1만3천48원정도다. 만약 현재 주가가 지속되면 민영화 절차가 연기될 수도 있다.

시장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공매도 종합 포털서 집계한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측해 주식을 빌려 파는 '공매도'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금융지주 공매도 누적 물량은 42만9천473좌다. 물론, 다른 금융지주사들보다 월등히 많은 물량은 아니다. 이 기간 신한지주의 공매도 누적 물량은 50만498좌로 가장 많다. 이 뒤를 KB금융지주 43만3천138좌, 하나금융지주 23만9천374좌로 집계됐다.

우리은행도 주가 하락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년까지 국내 주식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또 오는 8월말 북미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IR도 이미 예정돼 있어 우리금융지주 주식이 저평가됐음과 국내 금융시장 건전성을 어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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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주가 제고 일환으로 추가 자사주 매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 외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도 추가될 것으로 점쳐진다. 손태승 회장은 지난 7월 26일 자사주 5천주를 장내 매수, 총 6만3천172주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6월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자문사를 선임해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를 물색 중에 있다"며 "정부 지분 처분 역시 물량 조절 등이 가능한 만큼 일정에 차질이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